야권 후보 단일화, '지지율·명분·돈' 3大 난관

야권 후보 단일화, '지지율·명분·돈' 3大 난관

양영권 기자
2012.10.22 16:37

"1 더하기 1이 2가 돼야 하는데 1.7밖에 안되니 그러는 것 아니겠나."

민주통합당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이 단일화 논의에 미온적인 이유가 뭐일 것 같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실제로 다자 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50%선을 넘기는 게 대다수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를 가정하고 박 후보와 문 후보, 또는 안 후보의 양자대결을 붙이면 야권 단일후보가 50% 선을 넘기는 경우는 찾기 쉽지 않다.

◇다자대결에서는 50.5%, 양자대결로 가면 40%대 지지율=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5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밝힌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그렇다.

다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42.5%, 안 후보와 문 후보는 도합 50.5%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두 후보 지지율의 합이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1.4%포인트)를 넘어 박 후보 지지율을 압도했다.

하지만 박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의 양자대결을 가정하면 안 후보는 49.4%, 문 후보는 44.9%에 그쳤다. 후보 단일화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리라는 보장이 아직 없다는 얘기다.

특히 투표율이 낮은 저연령대는 상대적으로 야권 지지 성향이고, 투표율이 높은 고연령대는 여권 지지자가 많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단일화'가 전가의 보도가 아니라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세대별 투표율까지 계산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재 여당 후보가 최소 100만 표 앞서고 있다"며 "야권후보 단일화만 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미망(迷妄)"이라고 주장했다.

◇'명분' 찾지 못한 안철수= '정치개혁'을 내걸고 대선에 출마한 안 후보로서는 '정치개혁' 대상 중 하나인 민주당이 충분한 쇄신을 하지 못했다는 것도 단일화에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다. 단순히 '정권교체'로는 단일화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안 후보 캠프의 금태섭 상황실장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만으로 선거에서 승리하긴 어렵다"며 "얼마나 새 정치를 보여주는지, 정치혁신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힌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 안 후보는 정치개혁의 3대 과제로 '협력의 정치', '직접민주주의 강화', '특권철폐'를 제시했다. 이에 화답해 문 후보가 선거구제 개편과 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 기초의원 정당공천을 폐지, 책임총리제 등의 쇄신 방안을 제시하고, '친노(노무현) 핵심 인사들이 캠프에서 용퇴한 것이 추후 단일화 논의에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 민주, 후보 못 내면 150억 못 받아= 돈 문제도 단일화 논의에 고려 대상이다. 선거가 있는 해에 정당에 지급되는 선거보조금은 민주당에게 고민거리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후보자를 낸 정당은 선거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정식 후보 등록만 하면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챙길 수 있는 돈이 150억여 원에 달한다. 반면 후보 등록 전에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민주당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민주당이 '정당후보론'을 내세우며 안 후보에게 입당을 종용하는 배경으로 이 같은 문제가 지목된다.

선거운동 개시일인 다음달 27일을 넘어가면 무소속이든 정당 소속이든 후보가 당선되거나 15%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사용한 금액 가운데 사용 내역이 증명된 전액을 국가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선거비용으로 373억9420만원을 지출하고 348억281만원을 받았다. 정동영 후보는 선거에서 패했지만 득표율 15%를 넘겨 선거비용으로 신고한 399억7905만여원 가운데 381억7210만여원을 반환받았다.

따라서 단순히 돈 문제만 생각한다면 현재 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 양 측은 '완주'가 자신이 사퇴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단일화'보다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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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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