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도 급성보단 만성이 무서워"…"경제민주화·경기부양, 따로 갈 수 없는 문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논의' 제안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사실상 수용할 뜻을 내비치면서 대선 정국이 '단일화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31일 금융·산업계 인사들과 만나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서민경제 현장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정오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산학연포럼·산학정 정책과정 초청 오찬'에 참석, "병도 급성보단 만성이 무섭다. 우리 경제실정이 어려운데도 경각심이나 위기 극복을 위해 마음을 모으자는 사회분위기는 없는 것 같다"며 안일한 분위기에 쓴소리를 날렸다.
박 후보는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성장에 그쳤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면서 "우리 경제가 과거 오일쇼크·외화위기와 같은 외부충격 없이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무서운 것은 잠재성장률이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경제시스템으로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제안했다. 박 후보는 "대한민국 50년 경제를 이끌 새로운 경제시스템"이라며 "정부는 사회적 약자가 잠재력과 소질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민간에서도 개인의 이익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공동선'까지 합한 진정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와 경기부양에 대해서는 최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 위원장과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 사이에 불거진 당내 갈등을 인식한 듯 "결코 따로 갈 수 없는, 선호도를 따질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지금의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운영시스템이 바로 가도록 하고, 또 경제활성화와 성장잠재력도 높이는 '투트랙(Two track)'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나로호 3차 발사 지연의 원인이 됐던 '고무링'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요즘 중소기업들이 불공정·불균형·불합리 때문에 땀 흘린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나로호는 엄청난 고도의 기술이 복합된 발사체인데 작은 고무링 하나 때문에 발사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진체나 인공위성도 중요하지만 15만 부품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우주발사체가 멈추게 된다"면서 "저는 중소기업이 나로호의 아주 소중한 부품과 같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처럼 우리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균형있게 발전하지 못하면 전체가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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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통령이 되면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우리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같이 사는게 아니라 다같이 죽을 수도 있다'"면서 "대기업도 중소기업을 배려하고, 근로자도 파업이나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 '잡셰어링'을 통해 고통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한 언론사가 주최한 '금융전략포럼'에 참석, 금융회사들의 '사회적 책무'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저축은행 부실사태에서 보여준 일부 금융인들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줬다"면서 "자신의 책임은 소홀히 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공적 자금에 기대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 '서민금융지원센터'와 '일자리센터'를 방문, 서민경제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