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터넷 주요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윤여준'이라는 이름이 하루종일 화제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전날 저녁 TV에 문 후보 찬조연설자로 나섰다.
15분 분량의 연설에서 윤 위원장은 보수주의자인 자신이 왜 문 후보를 지지하게 됐는지,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갖춰야 하는지를 차분한 어조로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 앞에 겸손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서로 다른 이해를 조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민주적인 리더가 필요하다"며 "누가 더 민주적인 지도자입니까?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누가 더 적합합니까?"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방송이 나가자 '명연설'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인터넷에는 과거 대선에서 모두 보수 정당 후보에게 투표했지만 이번에는 윤 후보의 연설로 문 후보에게 표가 굳었다는 한 50대의 글이 화제가 됐다. 1분짜리 영상도 지루해서 보지 못하지만, 이 연설만큼은 집중해서 잘 봤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 연설이 처음으로 '왜 문재인인가'를 분명하게, 확실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문 후보 측은 윤 위원장을 찬조연설자로 내세워 속칭 '대박'을 터뜨렸다.
윤 위원장은 상대 진영 비방을 거의 하지 않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그분은 국민통합이라는 게 어느 한 특정집단이나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뭉치는 것을 통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건 통합이 아니라 동원이다. 유신체제 같은 거 아닌가"라고 한 게 전부다.
'생활비를 얼마 낮춰주겠다', '경제를 어떻게 살리겠다' 하는 말도 없었다. 네거티브도 없고, 거창한 장밋빛 공약도 없었지만 많은 사람은 그의 연설에 감동했다.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전략가인 그가 대선 후보들이 어떤 전략으로 선거에 임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연설 자체가 정치권에서 그렇게 떠드는 '새정치'였다.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양 진영은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묻지마 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정치권에 대한 거부감만 키울 뿐이다. 이번 윤 위원장의 사례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어떤 것인지 정치권이 깨달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