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부터 찾은 朴…향후 5년 경제정책 '시금석'

中企부터 찾은 朴…향후 5년 경제정책 '시금석'

김익태 기자, 이미호
2012.12.26 18:08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당선 후 첫 정책행보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닌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것은 향후 '박근혜 정부'가 펼칠 경제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해, 향후 5년 간 중소기업을 정책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선 기간 내내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를 비판하며 '경제민주화' 의지를 드러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풍경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이 당선 직후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규제 완화를 약속했고, 재계는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화답한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중소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중소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후 9일 만에 대기업 회장들을 만나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 : 기업하기 좋은)' 정부로 만들겠다"며 "앞으로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없다"고 천명했다. 대통령 당선자가 전경련을 찾은 것은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전경련 회장단은 "반기업 정서 때문이 많이 힘들었는데 규제를 획기적으로 확 풀어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로 만들겠다"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적극적인 '친(親) 대기업' 정책의 예고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박 당선인과 대기업 총수들과의 분위기는 달랐다. 앞서 박 당선인은 소상공인들과 중소 기업인들과 만나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다 하라"며 30분을 더 머물렀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올해가 창립 50주년인데 중기중앙회를 제일 먼저 방문하신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반대로 대기업 총수들은 예정시간보다 3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박 당선인과 만나서도 재벌 2,3세들의 골목상권 침해, 과도한 부동산 매입 등을 조목조목 질타하며 쏟아내는 강도 높은 주문들을 들어야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특히 재계의 '신규순환출자 금지 제고' 요청에 '묵묵부답'이었다. 대신 대기업 횡포를 근절하는 경제민주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아 대기업 회장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아 대기업 회장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회장들은 "새 정부와 협력해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 하겠다"며 "협력 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구현하고 사회적 공헌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지만, 대체로 박 당선인의 얘기를 조용히 경청하는 등 5년 전 이명박 당선인과의 만남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는 전언이다. 당시에는 불법 노사분규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획기적인 규제 완화 등 차기 정부에 대한 요청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반면 박 당선인은 중소 기업인들을 만나서는 "대기업 수출에 의존하는 외끌이 경제성향을 띠었다면 이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가고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쌍끌이로 가겠다"면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중심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현 정부의 수출-대기업 중심 정책에서 탈피해 중소기업과 내수 중심의 일자리를 창출, 경제민주화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근혜 노믹스'의 밑그림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경제발전의 온기가 서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지는 '민생정부'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이와 관련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을 만난 순서를 살펴보면 당선인이 갖고 있는 경제에 대한 생각의 단면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선거운동 기간 중 강조했던 민생을 보듬는 대통령으로서, 무엇보다 민생을 가장 우선시하는 지도자로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미 대선 공약으로 다양한 중소기업 진흥책을 내놨다.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자금의 대폭적인 지원과 중소기업 인력탈취를 막는 '중소기업 인력공동관리체제'가 대표적이다.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제시한 '창조경제론' 역시 ICT(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인수위는 중소기업 육성책과 소상공인 지원책을 집중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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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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