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보맨들도 '철통보안' 인수위에 진땀

대기업 정보맨들도 '철통보안' 인수위에 진땀

김지산 기자
2013.01.15 15:06

'경제민주화 수술대'에 정보력 총집결...소득은 제로

매주 목요일, 한 주간 취재한 정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A그룹 김모 과장은 요즘 입이 속이 탄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움직임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인수위의 철통 보안에 한 줄도 보고하지 못했다.

다음 정권이 대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공약들을 다수 내놓는 바람에 정보 담당 직원들이 어느 때보다 바쁘지만 소득은 거의 전무하다. 총수가 재판에 계류 중이거나 사업 영역이 중소기업과 겹치는 기업, 각종 제도 개선이 사업에 영향이 미치는 기업들이 안테나를 바싹 세우고 있다.

A 과장이 소속된 기업 총수는 횡령죄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기업 총수는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배임·횡령 등 경제범죄를 저지른 총수에 대해 집행유예 및 사면을 근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B기업도 당선인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 공약도 C 통신사 정보맨을 바쁘게 한다. 정보통신위원회 조직개편 가능성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인수위 내 모 국회의원측과 끊임없이 접촉하지만 공약 외에 추가로 얻은 소식은 전무하다.

한 해운기업 대관업무 직원은 해양수산부가 설치될 지역을 사전에 파악하라는 지침이 떨어졌다. 공약대로 부산이 될지 세종시가 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지경이다.

식품회사 D사 정보맨은 유통업계 지형변화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대형 유통사의 확장이 제동을 걸릴 경우 판매가격 정책 등 대 유통사 경영전략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 같이 '경제민주화'와 관련 있는 기업들이다. 이는 일부 사례에 불과할 뿐 경제민주화 공약에서 자유로울 기업은 별로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대기업이 직·간접적으로 경제민주화 수술대에 오를 수 있어 대응 전략을 짜야 할 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정보맨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정보를 교류하는데 인수위에 관해서는 나눌 정보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인수위는 현재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연기금 의결권 행사 확대 △소액주주의 사외이사 선임 시스템 구축 △금산분리 강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횡령 등에 대한 형량 강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대기업 정보담당 직원은 "5년 전 인수위 때는 말하기 좋아하는 몇몇 인사들이 있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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