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권 '박근혜 정부', 17部 '큰 정부'로 출범

보수 정권 '박근혜 정부', 17部 '큰 정부'로 출범

김익태 기자
2013.01.15 17:35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등...재정부 장관이 '경제부총리' 겸임

박근혜 차기 정부는 현 이명박 정부보다 2개부가 늘어난 17부로 출발하게 됐다. 기존 특임장관이 폐지됐지만,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해양수산부 부활 등으로 결과적으로 정부 크기가 커졌다.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인수위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국민의 안정과 경제 부흥이라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철학 실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역대 보수정권이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간 정부 조직은 보수와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을 때마다 축소·통합과 확대를 거듭했다. 통상 보수 정권은 '큰 시장, 작은 정부'를 지향했다. 자유로운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탓에 국가 개입이 최소의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분배, 평등, 복지, 환경을 강조하는 진보 정권은 '큰 정부'를 지향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보수 정권인 김영삼 정부는 14부 5처 18청을 뒀지만, 진보 진영을 대표했던 김대중 정부는 17부 2처 16청으로 정부 크기를 늘렸다. 노무현 정부는 이보다 확대된 18부 4처 16청으로 큰 정부를 지향했다. 하지만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이명박 보수 정권은 15부 2처 18청으로 정부 조직을 개편했다.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대부처(大部處)제'를 내세워 대규모 통폐합을 실시했다.

새 정부가 전 정권에 비해 큰 정부가 될 것이란 건 이미 예측됐던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보수 진영의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대선 기간 내내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정책의 방점을 찍었다. 기존 새누리당 입장에선 국가와 시장관에 대한 전면적 변화를 꾀한 셈이다. 박 당선인은 특히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해양수산부 부활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ICT(정보통신기술) 전담 부서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ICT 정책 기능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담당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담 차관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등에 분산돼 있는 ICT 정책을 총괄하게 했다. 국내 제조업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 ICT를 기반으로 한 의료나 교육, 디자인 등 '서비스 산업' 육성과 이를 전담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당초 옥동성 국정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을 중심으로 ICT부 신설 주장도 제기됐지만, 2개의 부가 신설됐고, 더 이상의 확대는 보수 정권이 금과옥조로 여겨온 작은 정부의 철학에도 반하는 거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폐지했던 경제부총리 제도도 부활됐다. 심각한 국내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경제 전반을 총괄할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박 당선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박 당선인은 이미 "모든 정책이 모든 부처 간에 물 흐르듯이 소통ㆍ연계되야 하며 그 부분에 대해 컨트롤타워가 있어서 확실하게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검토됐던 사회(복지) 부총리는 신설되지 않았다. 다만 새로 만들어질 사회보장위원회를 통해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관련 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다른 분야에도 부총리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겠지만 오늘 발표내용으로 이해하면 되겠다"고 말해 추가 신설은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인수위가 확정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을 두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곧바로 야당과 공식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 당선인도 이를 근거로 빠르면 이번 주 내 국무총리를 지명하고 초대 국무위원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해당 상임위와 법사위를 거쳐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대선에서 중소상공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신설을 약속했다. 박 당선인이 보수정권임에도 '큰 정부'를 지향한 만큼 여야 협의 과정에 큰 불협화음을 없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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