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 놓고 있을 순 없다" 각 부처 '사수전쟁' 돌입

"넋 놓고 있을 순 없다" 각 부처 '사수전쟁' 돌입

김익태, 정진우, 우경희 기자
2013.01.16 16:17

24일 국회 처리까지 각 부처간 '총성없는 전쟁' 불가피

박근혜 차기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각 부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영토를 뺏긴 부처의 상실감이 예상 외로 큰 분위기다. 그렇다고 넉 놓고 있을 순 없다. 개편의 큰 그림만 나왔지 실국 단위의 세부업무가 어떻게 쪼개질지 안개 속에 놓여 있는 탓이다.

지난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신설·폐지되는 부처 명칭과 취지만 간단히 설명했을 뿐 신설되는 부처의 구체적 기능이나 공무원 체계 개편에 대해선 "구체적 내용을 말하긴 이르다.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16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조직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변화가 생긴 각 부처 실·국 단위까지의 세무 업무가 나와야 한다. 야당과의 협의와 해당 상임위 및 법사위 통과, 24일 국회 본회의 처리과정까지 감안하면 인수위는 적어도 다음 주에는 세부 조직개편안을 내놔야 한다.

따라서 남은 약 1주일의 기간동안 각 부처는 세부 업무 기능 확보를 위해 또 한 번의 총성 없는 물밑 전쟁을 치러야 할 판이다.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정부 업무보고가 진행 중인 상황에 개편안이 발표돼 당혹스러웠다"며 "이제는 세부 업무 조정 과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지킬 건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ICT(정보통신) 정책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에 뺏기면서 조직이 대폭 축소된 방송통신위원회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진흥 업무마저 미래창조과학부에 이관되지만, 방송통신 융합 추세에 진흥규제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컨대 주파수 업무만 해도 방송기지국 등 무선국 허가를 담당하는 규제와 주파수 정책을 집행하는 진흥업무로 나뉜다. 통신정책국 업무 역시 진흥업무와 규제업무가 섞여있다. 업무분장을 두고 혼란이 일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부총리제가 부활됐고, 국제금융국을 사수하며 표정 관리에 나서고 있는 기획재정부 역시 ICT 관련 예산편성권 사수가 초유의 관심사다. 업무보고 이전부터 안팎에선 ICT 전담부처가 생길 경우 이와 관련한 R&D(연구개발) 예산편성권을 일부 떼어줄 수 있다는 설이 돌았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예산편성권을 떼 준다는 말은 해당 부처가 예산 편성과 집행을 동시에 한다는 것인데 그 공정성을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며 "예산권을 일부만 이전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ICT부서가 신설 미래창조과학부에 편입되면서 향후 세부 운영방안이 구체화되면 예산편성권 분할 문제도 부상할 전망이다.

외교통상부로부터 '통상' 업무를 되찾아오는 성과를 거둔 지식경제부도 일정 부분 고통을 감내해야 될 처지다. 우선 지경부 산업기술정책국 중 R&D를 담당하는 3~4개 과가 미래부로 이관될 전망이다. R&D관련 기획과 예산 업무를 담당하는 이곳은 미래부의 과학기술 및 ICT 파트와 접목될 공산이 크다.

지경부 성장동력실은 비상이 걸렸다. 신산업정책국과 정보통신산업정책국이 당장 개편될 처지에 놓여서다. 신산업정책국은 나노융합, 바이오헬스, 로봇산업과 등이 있고 정보통신산업정책국은 정보통신정책, 정보통신산업, 소프트웨어산업, 소프트웨어진흥과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들 조직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주력산업정책국에서 담당하는 자동차조선과의 조선 분야가 해수부에 이관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우정산업본부가 신설되는 안전행정부로 이관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밖에 지경부 산업경제실 소속 중견기업국이 중기청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중기청 기능이 대폭 강화되면서 지경부가 해당 권한을 중기청에 넘겨줘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지경부는 기존 6실 18국 63개과에서 2실 4국 10여 개과가 떨어져 나갈 전망이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지경부가 다루는 것은 응용기술이고 사업화하자는 것이다"며 "R&D가 산업에 붙어있어야 시너지가 나는데, 미래부로 덜컥 떨어져 나가버리면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도 이명박 정부 들어 해체된 정보통신부에서 이관된 정보화전략실이 미래부 산하 ICT 조직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학기술' 업무를 미래부에 넘겨준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업무만은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각 대학과 관련된 제도와 R&D 지원, 산학협력을 다루는 대학지원실은 교육부가 담당해야 한다는 거다.

보건복지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산하 기과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무총리실 아래로 들어가면서 보건의료정책실의 식품과 의약품정책도 함께 이관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식품의약안정청이 '처'로 승격된다는 것만 발표됐지 세부 업무에 대한 얘기는 없지 않았냐"며 "좀 더 진행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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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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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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