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남재준 국정원장 청문회, 재산의혹 추궁

'청렴' 남재준 국정원장 청문회, 재산의혹 추궁

김성휘 기자
2013.03.18 18:20

차용증 없이 측근에 2억 빌려줘..5·16 평가 질문에 "쿠데타이지만…"

국회 정보위원회는 18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 군 재직 시절 급여의 상당액을 저축해 재산이 늘어난 배경과 아파트 매매, 강원도 홍천 토지 매입 경위 등 부동산과 재산 관련 사항을 집중 추궁했다.

남 후보자가 자신의 부관 출신인 측근 인사 오 모씨에게 차용증 없이 2억원을 빌려줬다 청문회를 앞두고 차용증을 뒤늦게 만든 점도 뭇매를 맞았다. 5.16과 제주 4.3 사건에 대한 평가 등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 질의를 서상기 정보위원장이 중단시키고 잠시 정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질문자인 김현 의원과 유인태 의원 등 민주통합당 측이 격렬히 항의, 청문회장이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정보위는 이날 오전 10시~오후4시에 후보자의 신상과 도덕성 관련 내용을 공개 청문회로, 4시 이후엔 국정원 업무 등 기밀사항을 비공개 청문회로 진행했다. 공개 청문회에선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공세를 퍼부었다.

정청래 민주당 정보위 간사는 후보자가 2012년 오 모씨에 2억을 빌려주면서 차용증을 쓰지 않은 데다 오 씨가 후보자보다 재산이 많은데 돈을 요청한 점, 후보자가 차용증도 없이 선뜻 이를 준 점이 석연치 않다고 추궁했다.

추미애 의원은 강원도 홍천 토지의 경우 여러 사람이 똑같은 면적씩(510㎡) 토지를 잘게 나눠 매입하는 등 남 후보자 부부가 기획부동산에 참여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기 의원은 남 후보자의 경기 용인과 위례신도시 아파트 매입 경위, 후보자가 건강을 자신하면서도 병원진료기록은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유인태 의원은 남 후보자가 육군참모총장이던 2004년, 후보자가 측근을 장성으로 진급시켰다는 인사비리설이 제기돼 군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던 사건을 집중 추궁했다. 김현 의원은 후보자가 퇴역 후 각종 강연에서 제주 4.3 사건을 '무장폭동'으로 규정한 점, "참여정부와 국민의정부가 대북한 전략전술적 심리전을 중단하고 우리의 심리전 능력을 무력화했다"고 비판한 점 등을 문제제기했다.

남 후보자는 자신이 재산공개 대상이던 1998~2005년 총수입 7억500만원에 실수령액은 6억원이지만 저축 위주의 재산증가액은 오히려 급여 실수령액보다 많다는 지적에 "군인공제회 초기에 가입, 이율은 복리로 계산해서 (지금보다) 상당히 높았고 제 집을 세를 주고 있었기 때문에 임대소득 등이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측근인 오 씨에게 2억원을 빌려준 데 대해 "제가 부관으로 데리고 있었고, 은행에 맡기나 믿는 사람한테 맡기나 마찬가지 아닌가 해서 (빌려줬다)"고 설명했다. 차용증 작성 시기를 두고 본인 해명과 서면답변서 내용이 다르다는 지적에는 "(실무자가 작성한) 자료가 종합돼서 (제게) 온 시간이 빠듯해서, 꼼꼼하게 다 챙기지는 못했다"고 인정했다.

홍천 땅과 용인 아파트 매입 등에 대해 "전혀 투기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홍천 땅은 퇴임 후 책도 쓰고, 농사도 지으려 산 것이고 실제 농사도 지었다"고 해명했다. 용인과 위례신도시 아파트 모두 거주하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를 샀을 뿐, 투기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2004년 군 인사비리 의혹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소환장 받은 일이 없고 제가 소환될 이유도 없었다"며 연루설을 부인했다. 자신이 군 사조직인 '나눔회'에 몸담아 해당 군인들을 진급시켰다는 의혹에는 "(나눔회에 대해) 언론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하나회라는 것 때문에 상당히 불이익을 받았었는데 나눔회라는 조직을 만들 수 있었겠나.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정원의 공안 관련 수사권 유지 여부에 대해선 "지금 우리나라는 휴전 상태이고 국민 의지를 결집시켜 북한의 통일전선전술 침투를 막는 것이 굉장히 국가 생존에 중요하다"며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국정원이 수사권 갖고 있는 게 맞다고 본다. 안보 사건은 일반 사건과 다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기관장 인사에 대해선 "적재 적소라면 출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출신이 문제가 아니라 공과 사를 엄정히 구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5.16에 대해선 "국정원장 후보로서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개인의 입장"이라며 "5.16은 쿠데타이지만 잘살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을 결집하면서 산업화로 오늘의 풍요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남 후보자를 매섭게 몰아붙인 민주당과 달리 윤상현 새누리당 간사 등 여당 의원들은 대체로 후보자의 군 시절 청렴성과 원칙주의자의 면모를 강조하며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조명철 의원은 나눔회 연루 관련 의혹을 질의했고 윤재옥 의원은 남 후보자가 "옷 하나를 15년씩 입고 살았다"고 재산증식 의혹을 부인하자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게 해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남 후보자와 청문위원들은 오후 4시부턴 국정원 현안과 대북 정보 등 기밀사안에 대해 비공개 청문회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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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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