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개성공단 외 포괄적 주제를 놓고 대화 제의해야

북한의 도발, 일본의 망언,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지금의 상황은 약 8년 전인 2005년 3월과 꼭 닮아있다. 그해 2월 북한은 핵 보유를 선언했고 국제사회가 나서서 북한을 압박했다. 일본은 독도 등의 문제를 놓고 망언을 쏟아냈다. 당시 뉴욕과 워싱턴 D.C를 방문한 박 대통령의 신분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다는 점 외에는 별반 다른 바 없다.
8년 전 방미 당시 박 대통령은 미국 뉴욕 소재 컬럼비아대학에서 가진 강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밥상론'을 제안했다. "서양에선 음식을 먹을 때 스프, 메인요리, 후식 등이 차례로 나오지만 한국은 밥상에 밥, 국, 찌개, 반찬 등을 한꺼번에 다 올려놓고 먹는다. 북핵 문제 역시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계적인 접근 방법도 좋지만, 한국인들에게는 한 상에 모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타결하는 방법이 익숙하다. 이런 식으로 해결하면 북한도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간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마저 잠정폐쇄된 지금, 꼬여버린 남북 관계의 실타래를 푸는 방법은 8년 전 박 대통령 스스로 역설했던 '밥상론'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북한학 교수는 "북한에 대해 개성공단이라는 한가지 주제만 놓고 대화를 제의하니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재개 등 다양한 주제들을 놓고 포괄적으로 대화하자고 해야 북한 입장에서도 향후 논의 주제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대북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궁극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군사 문제에 대해 미국 등과 대화할 수 있는 대화의 틀까지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2기의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에 대해 발사 준비 태세를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 해상 훈련이 끝나고 나면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시간이 갈수록 북한의 핵탄두 탑재 기술은 진전되고, 상황은 우리에게 점점 불리해진다. 뉴욕채널 등을 활용한 물밑 접촉을 통해 포괄적 주제에 대한 대화를 제안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