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홍보수석, "회의 결과에 대통령 뜻도 함께 포함된 것"

정부가 북한의 당국 간 대화 제의를 수용하면서 오는 12일 서울에서 장관급이 만나자고 화답했다. 북한의 제안이 나온 6일 뒤인 그것도 수도 서울에서 회담을 하자고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북한의 제의를 수용하는 기자회견을 갖기 전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 관련) 회의 결과에 대통령의 뜻도 함께 포함됐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실무선이 아닌 장관급 대화로 의제 논의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회담 제의는 최소한의 실무적인 준비만 갖춘 뒤 곧바로 회담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개성공단의 경우 장마철을 거치면 공단 내 설비를 못 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나아가 북한이 6·15 공동선언 13주년 행사의 남북 민관 공동개최를 제의한 만큼 북측의 명분을 살려줄 필요도 있다.
장소를 서울로 못 박은 것은 장소와 시간을 우리 정부에게 일임한 북한의 대화 진정성을 시험해 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장관급 회담은 남북한을 오가며 열렸다. 마지막인 21차 회담은 서울에서 열린 만큼 통상적으로는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북한에서 열려야 한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달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자고 북한에 제의한바 있다.
결국 장관급 대화를 하자는 것도, 장소를 서울로 특정지은 것도 간만에 조성된 남북 간 대화국면에서 확실히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박 대통령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의미다.
이 수석은 또 "장소를 서울로 정한 게 북한에서 장관급이 내려오면 박 대통령이 만날 수도 있기 때문 아니냐"는 물음에 "북한이 당국 간 회담을 하자고 했고 그와 관련된 논의나 추가로 남북 간 진전에 따라 또 다른 의견교환들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지금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시간을 역제안 해올 경우 재조정이 가능하냐"는 물음에는 "이런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 지금 가정을 해서 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북한이 7·4 남북공동성명 공동기념행사를 제의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남북문제를 논의함에 있어 7·4남북공동성명이 북한에 의해 언급되는 것은 이례적이긴 하다"면서도 "그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전문가들이 하는 게 낫다.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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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공동선언의 남북당국 공동기념행사가 열릴 가능성에는 대해서는 "회담이라는 것이 미리부터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된다고 하는 것은…"이라며 "많이 진전이 된다면 의제설정 등에 진전이 있지 않겠나. 일단 당국 간 회담을 하자는데 양측이 동의한 게 가장 중요하고 지금 말한 그런 내용들은 회담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북한과의 통신선 재개 여부에 대해선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는 만큼 그 부분은 끊은 쪽에서 취소하면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제안과 우리 정부의 수용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을 두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박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비선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는 질문에는 "추측은 자유지만, 제가 아는 바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 수석은 "당국 간 회담은 어찌 보면 가장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이고 이를 통해 신뢰의 기반이 쌓이고 바람직한 남북관계가 정립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신뢰프로세스는 말 그대로 인내가 필요한 것이고, 몇 사람만의 인내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당국 간 회담제의에 대한 북한의 응답, 그리고 우리의 적극적인 크고 작은 응답이 진행되면서 이런 기조 하에 신뢰프로세스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