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달여만에 공장 돌아온 북측 근로자들 적극적
(개성=뉴스1) 조영빈 기자 공동취재단 =

재가동 이틀째를 맞은 17일 개성공단에는 문이 다시 열리길 기다렸다는 듯 숨가쁘게 움직였다.
각종 기계가 돌아는 소리가 공장을 메웠고, 다섯달여 쉬는 동안 무뎌질법도 했던 북측 근로자들의 손놀림은 금방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특히 업체 관계자들은 "북측 근로자들이 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일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단 가동 중단 기간 꺼져있던 공단 내 신호등들은 파란색과 빨간색 신호를 번갈아 냈고, 차량과 북측 직원들이 신호에 따라 움직였다.
남북 간 개성공단 정상화 실무협상이 한창이던 당시 계속해서 멈춰있었던 개성공단 초입길의 시계탑은 어느새 정확한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고, 남측 취재진을 맞는 북측 근로자들의 표정도 무뚝뚝했지만, 어둡지 않았다.
주로 속옷을 생산하는 의류업체인 'SK 어패럴' 공장에 들어서자 20대~50대로 보이는 북측 여성 근로자 수백명이 각 생산라인에 빼곡히 앉아 작업을 하고 있다.
수십개의 재봉틀이 돌아가느라 시끄러웠다. 취재진들을 힐끔거리며 처다보는 북측 근로자들의 시선도 간간히 느껴졌다.
50대로 보이는 한 북측 직원에게 오랜만에 나오시니 기분이 어떻냐고 묻자 "우리민족끼리 해야하는 거니까 나오는거지, 다른 데 가서 해봐. 좋은 데 있나"하고 씩씩하게 답했다.
정오가 가까워오자 어디선가 기름진 음식냄새가 났다. 냄새를 따라가자 북측 여성 직원 5명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 준비를 마쳐놓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점심 메뉴가 뭐냐"고 묻자 한 직원이 "돼지고기국입니다"라고 답했다.
취재진이 커다란 솥 안을 궁금해하자, 북측 직원이 솥안을 휘저어 한 국자 퍼내 보여준다. 국자안에는 돼지고기가 가득했다.

구두 제조 업체인 '제이앤제이 상사' 공장으로 자리를 옮겨도 분주하고 생기어린 분위기는 비슷해 보였다.
아직 기존에 미치지 못하는 8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지만, 공단 사태가 오히려 향후 안정적인 공장 운영의 계기가 됐다는 게 업체측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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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 관계자는 "이전에는 남측 바이어들의 주문이 안정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었는데 공단사태를 계기로 향후 안정적으로 생산주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단이 닫혀 있는 동안 5만여명의 북측 근로자들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선 북측 근로자 뿐 아니라 업체 관계자들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런 걸 따로 묻지는 않는다"면서도 "농장 같은 데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측 관계자들은 다섯달여 만에 만난 직원들의 얼굴이 전보다 그을려 있고 야윈 상태였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한 의류업체의 관계자는 "북측 근로자에게 '왜 그렇게 살이 빠지고 새카맣게 탔냐'고 물으니 '해수욕장에서 모래찜질을 했다'고 답하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어렵게 다시 만난 입주기업과 남측 근로자들은 이번 추석연휴에도 추석 당일만 쉬고 대부분 근무할 계획이다. 북한이 본래 추석 당일만 공휴일이기도 하지만 생산 정상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강 공장장은 "회사 사정에 대해 (북측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북측 직원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사태가 '전화위복'이 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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