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구의회 폐지 찬성 입장

새누리당의 당헌당규개정 특위가 특별·광역시의 기초자치단체인 구(區)의회를 폐지하자고 제안하자 민주당이 "지난 대선 공약인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먼저 구의회를 폐지해야 이유를 살펴본 후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함께 알아보자.
구의회가 마치 지역 유지들의 친목모임에 불과해 지역이기주의적 사업을 진행함에 따라 자치구마다 사업이 중복되어 예산만 낭비하고 있기 때문에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우선 구의회가 구청장들의 인사권이나 사업권을 견제하지 못하면서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전시성, 선거용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욱이 구의회와 시의회의 업무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서 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측근들을 구의회에 진출시켜 사실상 국회의원의 민원 해결사와 선거운동원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구의회를 폐지하고 광역의회의 의원 수를 늘여서 광역의회가 기초단위 행정을 효과적으로 감시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도의 기초자치단체는 도시, 농촌, 어촌 등이 섞여 있어서 지역 특성에 맞는 기초자치단체가 필요하지만 특별·광역시의 경우 기초자치단체간에 동질성이 높기 때문에 광역단위의 자치만으로 충분하다. 외국의 경우 지방자치 단위가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고 있는 바, 우리도 도의 경우 기초자치단체를 두고 특별·광역시의 경우 지역특성에 맞게 구의회를 폐지하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구의회 폐지가 지방자치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강화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광역의회가 기초의회(구의회)의 권한을 흡수함으로써 광역의회의 권한이 강화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 권한도 없는 지방자치 단위를 많이 둔다고 해서 지방자치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광역자치단체만을 두더라도 재정권, 인사권, 경찰권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여야 합의로 2010년 4월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에서 구의회를 폐지하기 위해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일부 의원들의 결사적인 반대로 입법에 실패하였는데, 국회의원들의 '밥' 노릇을 하는 구의회가 이번에는 반듯이 폐지되어야 한다.
반면 기초단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것은 비록 대선 공약이지만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철회되어야 한다. 2003년 헌재에서 기초단위 지방선거에서 정당표방을 금지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취지를 보면 정당공천 금지가 위헌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경우 유권자들이 기초의원 후보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기호 1번과 2번을 여야 후보로 생각하여 표를 찍기 때문에 1번, 2번이 당선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결국 1번이나 2번을 뽑는 후보가 당선되는 '로또식' 선거가 되어 대표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또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제도를 통해 기초의회에 진출한 여성의 비율이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 기초의회의 경우 보육, 복지, 교육, 보건, 노인 문제 등이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여성의원이 많이 필요하다. 우리의 경우 비례대표를 통해 겨우 여성의원 비율이 15%로 증가하였으나 여전히 30%가 넘는 서구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데, 정당공천제가 없어지면 더욱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현행 정당공천제에 문제가 있다면 공천제를 바로잡아야지 이를 폐기하는 것은 “목욕물을 버리려다 애기까지 버리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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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민주적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하고 지방정당을 허용함으로써 현행 공천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그 동안 기초단체장이 영·호남에서 지역패권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결사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앞으로 지방에서만 활동하는 지방정당을 허용함으로써 지역패권정당의 공천 횡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