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훈풍' 맞이한 남북관계에 오해줄 수 있어…통일부 기능 축소 우려도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발족 구상을 밝힌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밝힌 담화문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나가고자 한다"며 "이곳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고 남북 간의 대화와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6일 새해구상에서 밝혔던 '통일대박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위원회를 만들면 지금까지의 담론수준, 선언수준을 (넘어) 구체적으로 뭔가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대통령직속기관으로 만들어 버리면 상당한 비중을 두고 우선순위를 두고 통일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산가족 상봉 등 오랜만에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현상황에서 자칫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에 오해를 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통일문제라는 것은 상대방인 북한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흡수통일이 아니라 교류협력 과정을 충실히 거치는 방향으로 간다는 가정이 있으면 북한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 (통일준비위원회 발족은)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시 "남북대화가 활성화되고, 남북 간 교류가 활성화되는 시점이다. 통일문제라는 것은 남과 북이 함께 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남북대화와 교류협력 활성화가 될 때 이런 위원회를 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우리의 통일방안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다. 지금은 1차적, 초보적 화해협력단계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벌써 통일을 운운하고,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결국 남북한이 함께 하는 통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방적인 통일이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그것이 남북관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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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란 1989년 이후 보완·발전시켜온 우리나라의 공식 통일방안으로 △화해협력 단계 △남북연합 단계 △통일국가 완성 단계 등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통일준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 기구로 설치되면서 대북정책 주무부서인 '통일부'의 역할이 축소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임을출 교수는 "중요한 결정과 합의는 통일준비위원회에서 하고, 결국 통일부는 단순히 이행하고 집행하는 기능만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