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통합신당, 민생정당이 되려면

[우리가보는세상]통합신당, 민생정당이 되려면

진상현 기자
2014.03.06 07:01

흡사 대선을 방불케한다. 정당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로 좁혀지고 여야할 것 없이 가용자원에 대해 총동원을 내렸다. 장관이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고 중진의원들도 '선당후사'를 외치며 선거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언론들도 연일 지방선거와 향후 정국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낸다.

지난 2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전격적으로 합당을 발표한 이후 풍경이다.

'합병'을 선언한 양측의 분위기도 고무돼 있다. 특히 민주당은 고질적인 '바닥 지지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대선, 총선 등 큰 선거에서 새누리당과 접전을 펼쳐왔지만 선거 연대나 '반 새누리' 정서에 기댄 표가 컸다. 실제로 선거 때가 아닌 평시 지지율은 20%를 밑도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한해 내내 그랬고, 이명박 정부도 초기에도 그랬다. 올해도 통합신당 추진 발표 전까지도 10%대 였다.

한 여론분석 전문가는 "민주당의 진짜 지지율은 선거 때가 아닌 평시 지지율"이라며 "지지 강도에 있어서도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현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때마다 반 새누리 정서에 의존하는 이런 구도에서는 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민주당이 정권을 잡기 힘든 구조 속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아직 창당도 않은 정당과 대등한 입장에서 통합을 논의하게 된 배경인 셈이다. 창당 과정에서 이탈표가 적지는 않겠지만 민주당으로선 당 지지율에 있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야당으로선 '괜찮은' 거래지만, 걱정되는 것은 일찌감치 선거전이 점화되면서 정치권에 산적한 민생 현안들이 뒷전이 될까 하는 점이다. 특히 2월 국회에서는 기초연금법안 등 주요 법안들이 대부분 처리되지 못해 '맹탕 국회'라는 비판을 들었다.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각 정당들과 여론의 관심은 신당과 선거로 쏠려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창당 비전으로 민생 중심 정당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민생을 얘기하면서 국회 입법 기능 정상화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도 아쉽다. 국회는 지난해부터 쟁점 법안들을 다른 법안들에 연계시켜 처리하는 풍경이 일상화됐다. '이게 안되면 다른 것도 안된다'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쟁점 법안 때문에 민생법안, 시급한 법안들이 함께 발목 잡히는 일이 허다하다. 방송 공정성 법안에 묶여 수개월째 법안처리 실적이 없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대표적이다.

국회의 다른 이름은 입법부다. 정부 정책의 종착역도 대부분 입법이다. 국회가 본연의 기능인 법안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선 민생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 파행적인 법안 심사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제아무리 민생을 외쳐도 공염불이다. 신당의 출현으로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만큼이나 걱정도 적지 않은 이유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