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터프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등 쟁쟁한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어느정도 예상은 됐다. 하지만 수위가 아슬아슬할 정도다.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朴心) 마케팅'으로 시작된 난타전은 '빅딜설' '경선자금' 등 민감한 부분으로 파고든다.
정 의원은 지난 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총리 캠프를 상대 선수의 귀를 물어 징계를 받았던 프로권투 헤비급 전 세계챔피언인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에 비유했다. 김 전 총리측이 '정몽준-이혜훈 빅딜설’,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광고비 문제 등을 거론하고 나선 것을 꼬집은 것이다.
김 전 총리 측은 “ ‘타이슨 운운’은 또 뭐냐. 정 후보는 제발 논리와 품격을 지켜달라”고 즉각 맞받았다. 경선룰 과정에서 김 전 총리측과 골이 깊어진 이 최고위원도 "김황식 후보 캠프에서 지속적으로 사실이 아닌 음해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고, 2일에는 김 전 총리측을 염두에 둔 듯 경선자금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선이 급속히 달아오른 것은 비판을 아끼던 김 전 총리측이 경선룰 공방을 전후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김 전 총리측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무능하게 대처하면서 특혜 논란을 부추기고 정작 자신들에게 불리한 결정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선 일정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변화에는 경선 과정에 대한 불만과 함께 판세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초 김 전 총리는 여권 주류인 친박(친 박근혜) 핵심들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는 정 의원과의 박빙의 대결이 예상됐다. 경선이 크게 당원과 일반국민 투표(여론조사 포함)의 5 대 5로 결정된다고 볼 때 당 핵심 지도부가 지지하는 김 전 총리측이 불리하지 않다는 분석이었다. 김 전 총리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경우 호남 출신의 '여권 후보'라는 점 등 본선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지지율 격차도 곧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여당 인사들 사이에서도 판세가 이런 예측과는 조금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한 친박 핵심 인사는 "좀 떠야하는데..."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심이 민심을 이기지 못한다" 정치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2006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그 예다. 오랫동안 선거를 준비했던 맹형규 의원은 각 지역구를 관리하는 당협위원장을 대부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종적인 승리는 경선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섰던 오세훈 전 의원에게 돌아갔다.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아직 초반이다. 최종 경선까지 아직 30일 가까이 남았다. 그 사이 판세는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불과 2주전과 현재가 다른 것처럼 2주 후에는 또 달라질 수 있다는 건 어느 후보나 명심해야 할 일이다.
정치가 살아있는 생물이듯, 그 생물을 움직이는 심장인 민심 역시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