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증액도 못하는 국회, 예산 권한 늘려야"

"예산 증액도 못하는 국회, 예산 권한 늘려야"

이미호 기자
2014.07.25 10:02

[the300][인터뷰]'비교예산제도론' 출간한 김춘순 예결특위 수석전문위원

김춘순 국회 예결특위 수석전문위원
김춘순 국회 예결특위 수석전문위원

'버짓 게임'(budget game). 행정부와 의회가 예산을 편성하고 심의한 뒤 결산까지 하는 과정을 부르는 말이다. 이런 과정이 행정부와 의회가 힘을 겨루는 고도의 '정치적 게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부와 국회는 어떤 방식으로 '버짓 게임'을 치르고 있을까? 또 다른 나라들은?

2년 전 '국가재정'이라는 책을 출간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김춘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새로 내놓은 '비교예산제도론'이 다루는 주제다.

책은 세계 주요 60개국의 예산제도를 △예산수정권한 △재정권한 △조직역량이라는 3가지 기준에서 비교·분석했다. 다른 국가와의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짚어보자는 취지다.

"우리나라 의회는 조직 역량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예산수정 권한은 매우 낮은 편이에요. 또 의회의 재정 권한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어서 바꾸기 힘든 문제죠."

특히 김 수석전문위원은 예산통제 수단인 '예산수정 권한'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산수정 권한이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의회가 어느 정도 수정할 수 있는지에 관한 권한의 정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헌법상 의회에서 예산을 증액하려면 무조건 정부 동의를 받도록 돼 있는데 이는 사실상 '동의'가 아닌 '허가'죠. 예산 총량은 유지하면서 (의회가) 예산을 늘리고 줄이고 할 수 있도록 한 나라가 있는 반면 우리는 감액은 하되 증액은 못하게 해놨어요."

그는 국회 예산정책처처럼 예산 분야에 대한 전문인력을 확보, 독자적이고 중립적으로 예산심의 과정을 지원하는 조직이 전세계적으로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예산정책처와 같은 독립된 전문기관도 있을 뿐만 아니라 예산을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차례에 걸쳐 심의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국회는 기반이 상당히 잘 마련돼 있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이 없으니 힘의 균형이 정부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거죠. 매년 이용·불용·전용액만 봐도 정부의 예산집행 신축성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정부의 이용·불용시 의회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나라와 비교하면 정부의 편성·재량권이 강한편이어서 의회에서 통제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해요."

김 수석전문위원은 26년간 국회 예산 심의과정 현장을 지켜본 경험과 지식을 이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앞서 출간한 '국가재정'의 개정판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당시 이 책은 국회를 드나드는 기획재정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론 위주가 아닌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담은 것이 강점이다.

△충남 논산(51)△대전 보문고 △연세대 행정학과 △미국 코넬대 석사·성균관대 행정학박사 △제8회 입법고등고시 합격 △국회 정무위 입법조사관 △국회사무처국제국장·기획예산담당관·총무과장 △국회 예결특위·정무위 전문위원 △국회 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 △국회 예결특위 수석전문위원(차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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