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촉박한 일정에 '멘붕' 세월호 정국에 일손 놓은 국회

"26일부터 1차 국정감사 일정인데 정말 하긴 하는 건가요?"
정보가 없어 눈치만보는 피감기관이 아니라 지근거리에서 국회의원들을 보좌하며 국감 준비로 한창 바빠야할 국회 보좌진들의 얘기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보좌진들은 오는 26일부터 열릴 1차 국감이 제대로 열릴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전날(20일) 유가족이 여야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정하면서 '세월호 정국'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돈으로 빠져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1차 국감실시 여부가 명확치 않는 상황이다. 유가족에 대한 총력 설득작업에 나섰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공황' 상태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 안팎에서 1차 국감 연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감을 준비하느라 분주해야할 보좌진들은 일이 통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변덕스런 분위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혼란을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일부 의원실은 "아예 손을 놓기는 뭐해서 구색 맞추기 식으로 대충 1차 국감을 준비하고는 있다"며 "'1차 국감'이 안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지금은 세월호 정국에 올인해야할 시기기 때문에 아예 준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야당 의원실도 있었다.
보통 국감을 한주 정도 앞둔 국회의 풍경은 밤 늦게까지 의원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야 정상이다. 의원들도 편한 복장을 입고 자료를 검토하는 등 국감 준비에 올인해야 한다.
뿐만 아니다. 피감기관도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려면 의원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의원실이 어떤 질의를 할지 분위기를 파악을 위한 탐색전도 기승을 부려야 하기 때문에 의원회관은 북적거려야 한다.
하지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기자들이 밤늦게 찾은 의원회관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절반 이상 불이 꺼진 의원회관에 그나마 불켜진 의원실도 의원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실제로 보좌진들은 취재진에게 오히려 "손에 잘 안잡힌다"고 토로하거나 "국감을 하기는 하는거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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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국감일정을 8월 26일부터 너무 빠듯하게 잡다보니 제대로 된 준비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보좌진들이 대다수였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A의원실 보좌관은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1차 국감을 시작한다고 해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며 "7월 초엔 휴가기간이라 준비가 덜 됐고 휴가를 갔다 왔더니 이제는 정부에서 휴가를 가고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로 1차 피감기관에 대한 자료요청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B의원실 관계자도 "국감을 하긴 하는 게 맞냐"며 "야근은 하고 있는데 사실 피감기관에서 제대로 주는 자료도 없고 우리도 일이 손에 안잡히긴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국토교통위원회 새정치연합 C의원실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6·4지방선거, 7·30재보선까지 다 챙겼다"며 "이런 빡빡한 일정 속에 국감에 올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처음부터 양질의 국감이 될 수 없었던 셈"이라고 토로했다.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D의원실 관계자는 "국감에서 제대로 된 질의를 하고 자료를 내려면 피감기관에 자료를 요청하고, 받아본 뒤 다시 보완해서 자료를 요구하는 등의 작업을 계속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이번에는 국세청장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국감을 준비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E의원실 관계자도 "시간이 촉박해 준비에 어려움이 많다. 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이 오면 얘기되는 자료는 다시 요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번엔 그런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며 "그야말로 소설을 쓰게 생겼다. 특히 6월, 10월도 아닌 8월, 10월로 나눠 하다보니 휴가기간도 겹쳐 한달 기간을 준비를 못했다.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예 26일 국감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의원실도 있었다. 기재위 소속 새정치연합 F의원실 관계자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도 되지 않는) 이 판국에 무슨 국감이냐"며 "세월호 특별법이 해결되지 않으면 국감도 없다는 게 새정치연합의 기본 입장이기 때문에 국감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방위 소속 새정치연합 G의원실 관계자도 "1차는 그냥 생각 안하고 2차 국감에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반면 시간적 물리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예년처럼 국감을 착실히 준비하는 의원실도 있었다.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H의원실 보좌진들은 '츄리닝' 차림으로 야근 태세를 갖췄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함 I의원실 관계자도 "국감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며 "피감기관에 자료 요청해 부실한 자료들은 다시 자료 요청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환노위 소속 새누리당 J의원실 관계자 역시 "예정대로 국감 열리는 것에 맞춰 준비 중"이라며 "이번 국감 잘 해보자고 의원실 전체가 의기투합한 상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