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증세로 걷은 돈을 받을 자격

[현장+] 증세로 걷은 돈을 받을 자격

김태은 기자
2014.09.25 18:08

[the300] '3대 증세' 기사가 나간 후 국민들의 반응 보니···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 '3대 증세'를 다룬 지난 22일 the300의 [담배·주민·車 '3대 증세' 국회 제동···'입법 전쟁' 예고] 기사가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선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기사에 달린 댓글이 수천 개에 달했습니다. 댓글 수 뿐 아니라 증세를 추진하는 정부·여당에 비판 일변도로 의견이 한쪽으로 쏠린 점도 이례적이었습니다.

댓글에서 나타난 비판 여론의 다수는 '증세 없는 복지'를 공약했던 박근혜 정부의 변심에 대해 분노하는 듯 보였습니다. 세금을 올리자고 해놓고 증세가 아니라고 발뺌하는 정부의 태도를 괘씸해 하는 댓글들도 많았습니다. '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른' 태도에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듯 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캐치프레이즈인 '증세 없는 복지'를 '복지 없는 증세'로 패러디한 댓글도 등장했습니다.

증세를 하더라도 먼저 가진 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이 순서 아니냐는 의견들도 눈에 띕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세 인상을 '서민증세'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부자감세' 철회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들도 상당수였습니다.

즉 지방세를 둘러싼 '세금 전쟁'에서 야당의 '프레임'이 상당히 효과적으로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담뱃세 등으로 그치지 않고 증세가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야당이 정부의 증세안을 저지해 줄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전수조사 결과, 야당 의원들이 대부분 반대 의견을 나타낸 것을 주목한 결과입니다. 지난 선거에서 새누리당을 찍었으나 다음 선거에서는 증세를 반대하는 야당을 지지하겠다는 댓글들도 있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이번 증세와 관련한 법안들이 국회에 상정될 때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을 알려달라는 요청들도 쏟아졌습니다. 증세에 찬성한 의원들은 다음 선거에서 뽑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일부 댓글은 향후 2년 간 선거가 없다는 점을 노려 국민들의 반발에도 정부가 증세를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선거가 실시될 즈음에는 증세 이슈는 이미 다 잊혀지고 여당 지지자들은 여전히 정부·여당에게 표를 줄 것이라는 자조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증세안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기에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정부·여당 역시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증세에 대한 비판 여론에 속으로 끙끙 앓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the300이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무응답으로 의견을 표하지 않은 의원들에 대한 비판 댓글이 적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입장도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느냐는 따끔한 지적입니다.

특히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콕 찝어 실망을 나타낸 댓글도 여러 개였습니다. 증세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안 의원이 대변해주길 바랐던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안전행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비슷한 지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부여당의 증세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당사자인데 '관련 법안을 좀더 파악해야 할 것 같다'며 답변을 피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과연 국민들의 관심사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대해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 지를 돌아보게 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의원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민생이 무엇인 지 다시 한번 고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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