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지난달 스티븐 추 전 장관 면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지난달 미국 '오바마노믹스'의 핵심 축인 에너지 정책을 이끌었던 스티븐 추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났다. 당내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고 정책 행보를 본격화하기 앞서 정책 구상과 방향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9일 안철수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지난달 초 미국 스탠포드대학을 방문해 추 전 장관과 면담했다. 이번 만남은 벤자민 프랭클린 이후 첫 과학자 출신 행정가인 추 전 장관의 경험과 성과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안 전 대표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추 전 장관은 199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지난 2009년 오바마 정부 1기 내각의 에너지부 장관에 발탁됐다. 역대 최장수 에너지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미국이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제조업을 도약시키는 정책을 이끌었다.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에너지 효율 제고와 신재생에너지 등을 신성장 동력 창출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공계 분야에서 연구개발 경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 두 사람은 정부 정책 수립과 실행에서 전문가의 역할에 대해 특히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이를 받쳐주는 기술도 전문화되면서 각종 재난안전 사고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그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정확하게 알고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정부에 참여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추 전 장관은 에너지부 장관 시절 지난 2011년 걸프만 유조선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 기존 소관 부처 뿐 아니라 과학적 지식을 지닌 전문가의 참여로 초기대응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언급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경우 원전 기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관료들끼리 우왕좌왕하다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 사례라고도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본인의 입각을 계기로 학계나 관련 업계의 최고 전문가들을 정부에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한 점을 보람으로 꼽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물리학 박사 출신인 메르켈 독일 총리의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분석도 인상깊게 들었다는 후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국내 문제는 물론 유럽 금융위기 당시에도 문제를 세분화한 후 단계적으로 하나씩 그에 맞는 해결책을 증명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 이를 적용하는 이공계 기질의 전문가적 문제풀이 방식을 고집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것.
안 전 대표는 보좌진들에게도 추 전 장관과의 대화를 공유하고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국민들의 생활과 접점을 이루는 정책 대안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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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는 국감이 끝나는 대로 우선 우리나라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경제 문제에 대해 '안철수표' 경제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 등의 해법을 준비 중으로 전해졌다.
또한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도 조직 정비를 통해 정책 조직을 만들고 인적 구성도 전문성을 가진 실무형으로 꾸린다는 계획이다.
안 전 대표 측 핵심 인사는 "그동안 안 전 대표의 역할을 정치개혁에 대한 이슈를 강조하는 것에 한정한 면이 있다"면서 "기본으로 돌아가 경제와 IT, 교육 등 안 전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온 문제점들과 그에 대한 정책을 제대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