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과세 논의에 부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파생금융상품 시장이 개설된 것은 1996년이다. 당시 신금융상품시장의 성공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신금융상품에 대하여 비과세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파생금융상품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었으며 최근 거래량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파생금융상품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과세와 관련해 논의가 있어왔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는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과세 방안을 논의하며 거래세 대신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에 근거해 보면 당연하다.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마땅히 양도소득세가 부과돼야 한다.
물론 세수나 현실적인 과세기술상의 한계, 정책적인 목적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공평과세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종교인 과세, 주택 임대소득 과세 등을 비롯해 그동안 비과세되던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미 공평과세 실현 차원에서 사회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흐름으로 볼 때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과세 역시 시기상의 문제일 뿐 궁긍적으로는 사회적 공감대 아래 시행될 수 밖에 없다. 결국 파생금융상품 과세와 관련해 남은 쟁점은 과세 여부가 아니라 그 과세형태를 양도소득세로 하느냐, 거래세로 하느냐 정도일 것이다.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아닌 거래세를 과세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주장도 완전히 틀린 바는 아니다. 현물인 주식에서 나온 양도차익에 대해 대주주 주식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비과세하고 있는 현실에서 파생금융상품의 차익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무조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 것도 과세형평상 문제가 있다. 결국 해법은 조세정의 차원에서 파생금융상품 뿐 아니라 다른 금융상품들에 대해서도 과세체계 전반을 정비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큰 틀에서 소득세 과세체계의 조세형평성 측면을 고려할 때 파생금융상품의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타당하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정부가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생색내기식 정책을 펴거나 조세저항이 두려워 당초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조세저항 등을 우려해 지나치게 낮은 세율을 적용하거나 기본공제액을 크게 하는 것은 오히려 특정 분야의 소득만 다르게 취급하는 결과를 초래해 또 다른 시장 왜곡 또는 또 다른 조세 불평등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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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하자면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경우 세율, 과세시기 및 과세방법 등의 기본 과세체계는 유사소득의 그것과 같게 하되 납세자들의 세부담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게 하는 장치들이 필요하다. 또 다른 조세차별이 되지 않도록 틀을 구축한 뒤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가 쟁점이 된 만큼 이번 기회에 그동안 논의가 미뤄져 왔던 모든 금융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과세체계, 주택 임대소득 과세 및 종교인 과세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조세형평성이 실현될 수 있는 정책이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