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00] 朴 대통령 주재 국민경제자문회의…'국가-지자체간 재정관계 재정립 방안' 보고

내년도 무상급식과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 문제를 놓고 빚어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재정과 교육재정을 사실상 통합적으로 운용하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시·도 교육청이 아닌 각 지자체가 지방교육재정의 의무지출항목을 지정해 관련 예산을 우선 편성토록 하자는 거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22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상생발전을 위한 재정관계 재정립 방안'을 보고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작성한 이번 방안은 지속가능한 재정체계 수립의 기본방향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고, 세입, 세출, 제도 전 분야에 대한 개혁 방향성과 제도개선 과제를 담았다. 구체적으로 △지방교부세 및 교육교부금 혁신 △사무배분과 재원배분 기준 마련 △국고보조금 운용의 효율화 △지자체의 재정자율성과 책임성 강화 △국가-지자체 간 거버넌스 개혁 등 5개 과제가 건의됐다.
◇지방교부세 및 교육교부금 개선… 누리과정 등 의무지출항목 지정=우선 지방재정과 교육재정의 칸막이식 재정운용 지양을 위한 제도개선과 지방교육재정 혁신의 필요성도 제안됐다.
시·도교육청 및 일반지자체 간 예산편성, 집행 등에 대한 조정체제를 확립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중복방지 등 사업효과를 제고할 필요가 있고, 초·중 의무교육, 인건비, 누리과정 등 의무지출항목을 지정해 예산에 우선 반영토록 해야 한다는 것.
1960년대부터 50여년간 유지돼온 교부세 기준을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등 구조적 환경변화에 적합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자체 자체세입 확대 시 교부금 총액이 줄어들어 자체세입 확충 유인을 감소시키는 교부세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인데, 예컨대 교부세 측정항목에 노인인구 등 복지수요 반영비율 확대하고, 자체세입 확대노력 비중을 강화해야 한다는 거다. 재정효율성 강화를 위해 배분 기준과 집행 과정이 불투명한 특별교부세의 사전·사후관리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고령화로 복지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지금도 이것이 유효한 것인지 지자체의 자체수익 증대 노력을 저해하는 측면은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교육재정 교부금도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 등 교육환경이 크게 달라졌는데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게 과연 최선인지도 검토해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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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방사무 성격 따라 재원 분담 조정=사무배분과 재원배문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가-지방사무를 단순 이원화해 재원배분과 일률 연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사무배분과 재원배분의 기준은 상이한 만큼 사무집행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위해 사무의 성격에 따라 재원을 분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초연금(국가부담률 75%)처럼 전국적으로 일률적으로 시행되는 업무는 국가가 더 부담하고, 지역아동센터(국가부담률 48%)처럼 지역 밀착서비스가 중요한 사무는 지자체가 더 부담토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위한 협의기제 필요성도 언급됐고, 국가가 일정부분에 대해 재원을 분담할 경우, 지자체의 사업집행에 대해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문회의는 또 "지방재정 여건이 어려운데도 지자체의 자체수입 확충노력은 미흡하고, 국가에 대한 의존이 심화되는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는 탄력세율 활성화와 지방세원 발굴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지자체도 세외수입 확보 및 지방세 감면 축소 등의 자구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고보조금 총괄 컨트롤타워 구축=국고보조금 운용의 효율화를 위해 관련 사업의 국고보조금 관리위원회라는 총괄·관리 컨트롤 타워를 구축, 단계별 정비를 추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구체적으로 국고보조금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일몰제 도입 등 보조사업 심사강화, 집행점검 상시·체계화, 정보공시 의무화 및 외부 회계감사제도 도입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자문회의는 "중앙 부처와 재정당국의 검토에 따라 '탑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으로 현행 국고보조금 사업 가운데 유사·중복사업 및 소액다수사업을 통폐합·폐지하고, 유사 목적 사업의 포괄보조사업화와 국가-지자체 간 맞춤형 협약 방식 보조금 운영 검토 등을 통해 지자체 스스로 보조금 사업을 검토케 하는 '바텀업(Bottom-up·상향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국가재정 관련 통계시스템을 한데 모아 종합 포털사이트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국민이 국가재정을 한눈에 파악하고 감시할 수 있는 통합재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앙정부도 예산결정과정에서 지자체의 의견수렴을 확대하고, 지자체가 의무적 지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을 땐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자문회의는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정책 수립 등에 관해 대통령에게 자문해주는 헌법상 기구로,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제시된 방안들을 토대로 내년까지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