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국제시장’ 바람 타고 역사 재평가?

[뷰300]‘국제시장’ 바람 타고 역사 재평가?

박용규 기자
2015.01.02 15:59

[the300]

국제시장 스틸컷
국제시장 스틸컷

새해벽두 정치권에 때 아닌 ‘역사 재평가’의 바람이 분다.

시작은 영화 한편이었다. 작년 12월 18일 개봉된 영화 ‘국제시장’은 해방과 분단, 근대화라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한 실향민의 삶을 통해 돌아본다. 근대화 시기 부모세대들의 아픔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와 함께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빠졌다는 측면에서 ‘보수의 영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작 영화를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부부싸움 하다가도 애국가가 나오니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더라"면서 그렇게 해야 소중한 공동체(대한민국)가 역경 속에서도 발전한다고 밝혔다.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사랑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그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화답했다.

새해 첫 일정으로 1일 국립 현충원을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례적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전직 대통령들의 공과 과를 함께 봐야 하는데 건국대통령으로 공산주의를 막아낸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의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앞서 김무성대표는 연말을 맞아 지난달 31일 국제시장 영화를 관람한 바 있다.

우연인지 보수성향의 한 중앙일간지는 1월1일자 지면 1면에 이승만대통령과 김구주석의 사진을 합성해 싣기도 했다.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당해산심판결정을 내렸다.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활동이 민주적 질서를 위협해 정당을 해산하고 국회의원의 자격을 박탈했다. 정부 여당을 비롯한 보수층은 헌재 결정을 ‘보수의 승리'로 판단하는 분위기이다.

부부싸움중에도 애국가가 울리면 엉거주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 하던 모습을 '애국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습관적 추론'이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대통령의 '나라사랑' 발언에 때를 맞춘듯 여기저기서 '국제시장발 역사재평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통진당 해산으로 찾아든 '승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보수 복고' 바람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든 평범한 우리 부모 삼촌숙모 형님누님들에 대한 '오마주'를 '보수 복고'로 이어붙이고자 하는 단세포적인 과잉해석이 '국제시장'의 감동마저 반감시킬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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