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 ['士'자의 전쟁: 변호사 vs 세무사·변리사 ③] 18·19대 땐 법사위 근처도 못가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를 없애려는 매번 국회에서 가로막혔다. 그 중심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있었다. 법안이 본회의로 가기 전 체계·자구를 심사하는 법사위엔 율사 출신 의원들이 많은데 이들이 변호사 이익단체들의 압력에 못 이겨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법안들이 아예 법사위에 가기도 전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변호사에게 세무사·변리사 자격을 자동부여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변리사법·세무사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꾸준히 논의돼 왔다. 2003년 법사위에선 회계사·변호사에게 세무사 명칭은 사용하지 못하게 하되 세무사 자격은 계속 부여하는 내용으로 법안이 수정 통과됐다.
이후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이 같은 변호사의 세무사·변리사 자격 자동부여 조항을 삭제하는 안을 3대(17~19대 국회)째 발의해왔다. 17대 국회에는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을지언정 관련 논의는 활발했다. 그러나 18~19대에선 법사위는 커녕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기획재정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변리사법은 세무사법 통과와 연동해 처리하자는 의견이 강해 그간 국회 논의는 세무사법 개정안 위주로 흘러왔다.
2007년(17대 국회) 당시 재정경제위원회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세무사자격 시험에 합격하지 않은 변호사 및 회계사시험 합격자에게 세무사자격을 부여하거나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자격사 명칭을 배타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국가자격시험제도의 기본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자격 검증을 통해 부여된 각 자격사의 전문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선택권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개정안은 그해 재경위 조세법안 등 심사소위를 통과, 같은 해 12월 원안으로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듬해 2월 법사위 소위에서 두차례 논의됐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회기가 끝나 법안이 자동 폐기됐다.
첫번째 소위에선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부당한 특혜라는 찬성 의견과 세무사의 업무 자체가 변호사 업무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두번째 소위에선 별다른 논의 없이 "계속 심사하기로 했다"는 말과 함께 보류됐다.
2009년(18대)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다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오른 뒤 조세소위에 회부됐지만 논의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또 계류됐다.
그해 2월23일 열린 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소위 위원장이었던 최경환 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법안을 낸 이 의원에 대해 "용기 있는 변호사다"라고 평했다. 그러나 당시 소위 위원이었던 이종구 전 의원은 "법사위만 가면 변호사들이 다 안 된다고 해 버리니까"라고 했다. 당시 나성린 의원은 "이것은 양쪽 의견을 다 들어 봐야 한다"며 "잘못하면 중간에서 우리가 피 터진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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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 위원장은 "일단 계류하고 여차하면 통과시키자"고 했고, 백재현 전 의원도 "언젠가 의결해 준다는 전제 하에 계류시키는 것"이라며 동의했다. 그러나 결국 이 법안은 이후 단 한번도 논의되지 못한 채 임기만료 폐기됐다.
이후 해당 개정안은 그해 연말까지 조세소위에 11차례나 더 상정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또다시 회기를 넘겼다.
변리사법 개정안의 경우 17대인 2007년10월 처음 발의됐다. 다음해인 2008년 2월 산업자원통상위원회에서 수정가결됐지만 법사위에선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후 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이 위원장은 재선에 성공한 뒤 같은 해 8월 18대 국회에서 같은 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다. 개정안은 같은 해 12월3일 지식경제위에 상정돼 법안심사 소위로 회부됐다. 그러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또 다시 임기만료 폐기됐다.
그해 12월11일 열린 법안심사소위 회의록을 보면 개정안은 변리사들에게 특허침해소송에서 공동대리권을 부여하는 법안과 함께 논의됐다.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는데 법사위에 가게 되면 부결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주승용 의원), "이것이 상임위 (전체회의)에 가서 부결이 되고 법사위에 가서 뭉개지는 한이 있더라도 해주는 게 맞다"는 의견이 오갔다. 그러나 끝내 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지난달 12월 19대에 발의된 변리사법·세무사법 개정안은 각각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기재위는 지난 2월 세무사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조세소위에 회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