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새정치聯 정책엑스포③]새정치연합 정책박람회 모델…전 정당 하루 1회 연설 토론
스웨덴 동남쪽 고틀랜드 섬 해변 휴양지 비스비에 위치한 알메달렌. 1982년 부터 해마다 7월 첫째주에 정치토론과 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행사가 열린다. 행사가 열리는 1주일 동안만 정치인, 언론인, 사회단체 활동가 뿐 아니라 다양한 노동조합과 시민 등 10만명 이상이 참여한다. 이 행사가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오는 6일부터 3일간 개최하는 정책박람회의 모델이 된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다'
◇매년 10만명 이상 참여하는 '정치 축제' ='정치인의 록 페스티벌'로도 불리는 알메달렌 박람회에는 국회에 의석을 가진 8개 정당 대표자에게 하루씩의 연설 시간이 주어진다. 각 정당의 주요 정책과제와 현안에 대한 입장을 비롯해 스웨덴 발전을 위한 제안, 더 나아가 지구적 차원의 문제해결까지 다양한 정치의제들이 다뤄진다. 정당연설회는 의석 수나 당원 수에 상관없이 모든 원내 정당에게 하루 1차례 똑같은 기회가 부여된다. 연설이 끝나면 각 당은 참여한 노동조합이나 사회단체, 시민과 다시 토론을 벌이고 즉석에서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기도 한다.
이 정당 연설회를 메인으로 각종 세미나와 콘퍼런스, 토론회 등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가 진행된다. 세미나와 기관개최 행사 수만 1800여개가 넘을 정도다.
토론은 찬반을 구하기보다는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행사가 정쟁으로 흐르기 보다 토론 과정을 통해 갈등을 미리 조율하고 창의적인 정책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는 토대가 되고 있다. 행사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1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이 곳을 찾이면서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1968년 팔메 사회민주당 당수의 트럭 연설이 계기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1968년 당시 교육부 장관이자 차기 총리 내정자인 올로프 팔메 사회민주당 당수가 트럭 위에서 격식 없이 정치연설을 한 것에서 시작됐다. 500여 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한 팔메의 연설은 많은 인기를 끌었고 이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스웨덴 전국에 알려져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후 사회민주당은 매년 7월에 알메달렌에서 정치연설회를 열었고, 1975년 부터 다른 정당들이 참여하기 시작해 1982년에는 스웨덴의 대다수 정당이 참여하는 ‘알메달렌 주간’(The Almedalen Week)이라는 명칭으로 공식화됐다. 1991년 모든 정당이 참가하는 정치행사로 승격됐고, 1994년부터는 전국단위의 이익단체, 노조, 경영자 단체, 시민단체, 언론, 학계 등이 참여하면서 대형 행사로 발전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1000개 이상의 세미나가 열리고 정당인과 대화, 전국 이익단체의 활동 소개, 학계나 연구소의 연구 결과 발표 등 정치적 행사는 물론, 길거리 연주회나 연극 등 공연 등이 어울어지는 '정치 축제'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에는 유럽과 북미의 정치지도자가 초청되기 시작하면서 국제적 행사로 위상이 높아졌다. 2005년 행사에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와 독일의 슈뢰더 총리가 참여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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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책박람회, 아직은 걸음마 단계=새정치연합의 정책박람회와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차이는 무엇보다 다른 정당의 참여여부에 있다. 알메달렌 박람회가 원내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정당 차원의 행사다. 알메달렌도 다른 정당이 동참하는데 수년이 걸리고, 다수의 정당이 참여하는 공식행사가 되는데는 10년 이상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국내 정책박람회는 아직 걸음마 수준인 셈이다.
하지만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정치 문화에서 정책을 놓고 정당, 정치인,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새정치연합이 '진영 논리'에 국한되지 않고 열린 시각에서 정책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다른 정당들을 자극할 수 있고 한국판 '알메달렌' 정치 주간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