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청문회' 파행…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산회

'박상옥 청문회' 파행…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산회

하세린 기자
2015.04.0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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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자정 넘어 자동 산회…야 "기간 연장 안되면 청문계획서 채택 없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은폐 축소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4.7/사진=뉴스1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은폐 축소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4.7/사진=뉴스1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임명동의안 제출 72일 만에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산회했다. 이에 따라 박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은 무기한 연장됐다.

청문회의 핵심은 단연 박 후보자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축소·은폐에 가담했는지에 대한 의혹 공방이었다.

야당은 이를 밝히기 위해선 법무부가 3차 수사기록을 제출해야 하고, 청문위원들이 이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청문회 기한 연장을 요구해왔다. 반면 여당은 관련 자료는 충분히 제출됐고 '박종철군 청문회'가 아니라며 정치적 공방을 멈추라고 주장했다.

7일 오전부터 시작했던 청문회는 자정을 넘기자 자동산회됐다. 당초 인사청문회 계획서 채택시 인사청문회 일정을 하루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산회 직전 야당 간사인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오늘 청문회가 순조롭게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어떤 것에도 협조는 없다"면서 "후보자에 대한 검증도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기한 연장을 재차 요구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 충분한 심문이 이뤄지고 실체가 밝혀졌다"며 "오늘로서 대법관 공석이 49일째다. 맨날 청문회만 하다가 기약 없는 경과보고서 채택을 기다려야 하느냐"고 말했다.

전 의원은 산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자료 제출을 전제로 하는 청문회였고 지난 금요일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계속 얘기했는데 전혀 진전이 안됐다. 이미 공개된 1~2차 수사기록 말고 3차 기록을 줘야 하는데 전혀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간 연장이 안되면 그 다음 절차는 아예 응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합의되지 않으면)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최대 3일까지 청문회를 할 수 있는 만큼 여야 협의를 통해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여야 간사는 다음날 오전 만나 추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자정까지 계속된 청문회에서 여당은 박 후보자가 당시 말단 수사 검사로서 오히려 사건의 재수사를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에선 박 후보자가 소극적 대응에 그쳤다며 대법관 후보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최초에 경찰은 단순 쇼크사로 검찰에 보고했으나 검찰은 가혹행위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2차에 걸친 재수사로 축소·은폐를 적발해 당시 간부들을 구속 기소한 사건"이라며 "인권보호 기관으로서 검찰 임무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후보자가 당시) 말단검사에 불구했지만 고문에 의한 살인사건을 국가기관이 은폐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은) 일반 시민들보다 소신과 양심이 없는 비겁한 행동이었다"며 "공범을 알고 있으면서도 기소하지 않은 것은 법관 자격에 미달한다. 어떤 이유에서도 정의가 아니다. 대법관 자격을 논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조한경 강진규 고문경관 2명을 기소할 때 추가 고문경관이 있었던 것을 알고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그는 "검찰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진상을 꿰뚫어볼 수 없지만 결과가 잘못됐으면 법률적으로는 몰라도 심정적으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이 사건에서 그 진상을 알면서 이를 눈감거나 검사 본분 저버리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는 무한책임을 지지만 우리가 아무리 철저히 (수사를) 했어도 허위자백을 간파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심정은 참담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서 진상 규명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 후보자의 선배 검사로서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안상수 창원시장도 박 후보자의 사건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안 시장은 "총체적으로 은폐·축소는 안기부와 경찰에서 하려 했고 수사검사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피나게 투쟁했다"며 "(박 후보자가 은폐·축소와) 관련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종철군의 형인 박종부씨는 "청문회가 '엄혹한 시기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최선을 다 했다'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은데 엄혹한 시기에 목숨을 내걸고 진실을 밝히려고 했던 교도관이 2명이나 있다"며 "참으로 대조적인 상황이다. 정의롭지 못한 검찰 조직이어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고 그런 부분들을 밝혀주셨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사건 당시 영등포구치소 수감 중에 고문 공범의 존재와 경찰 상부의 축소·은폐 사실을 외부에 제보한 이부영 전 의원은 "장관이나 총리 자리보다 대법관은 더 지엄한 자리"라며 "말과 정의로 대한민국의 질서를 바로 잡는 자리다. 그런데 이 곳에 왜 고문수사 은폐조작의 혐의를 받는 분이 가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한편 박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대한변협의 관련 내용 서약서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모든 대법관 후보자에게 퇴임 후 변호사 활동의 포기를 미리 약속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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