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다 벼락치기' 상가권리금법, 우여곡절 6개월

'미루다 벼락치기' 상가권리금법, 우여곡절 6개월

하세린 기자
2015.05.12 17:59

[the300-런치리포트] [본회의 통과 민생3법: 상가권리금법 ②] 4월 임시국회 목표로 소위 3번 열어 '통과'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상가권리금을 법제화하는 내용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수많은 굴곡이 있었다. 상가권리금이라는 개념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도 쉽지 않고, 건물 소유자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국회 논의는 더디기만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1주년 기념 대국민담화문에서 "상가권리금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밝히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법무부가 안을 마련해 같은 해 11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정부·여당안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사위는 지난해 12월24일 해당 법안을 상정한 뒤 같은달 26일과 지난 1월8일, 2월24일 세차례에 걸쳐 '김진태 안'을 중점으로 관련 법안들을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논의했다. 그러나 소위에서는 매번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전문위원의 보고를 받고 관계부처 의견과 적용 대상·범위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상가권리금 법제화 관련 법안은 법안 논의 순서에서는 앞부분에 배정됐어도, 매번 시간이 없고 복잡하다는 이유 때문에 후순위로 밀려났다. 김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시점을 기준으로 5개월 반 동안 소위에서 관련 법 논의는 단 47분이었다.

그러나 임차인들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논의에 다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여야는 지난달 9일 각각 상가권리금 법제화 관련 토론회를 열어 전문가와 임차인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자리에서 계약갱신 5년 만기를 앞둔 임차인들은 "쫓겨날 날짜를 받아놓은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등 임차인들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당초 4월 임시국회 내 통과가 요원했던 기류가 바뀌었다. 법사위는 지난달 24일 1소위를 열어 논의 끝에 개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법사위는 이례적으로 노동절인 지난 1일, 징검다리 연휴였던 지난 4일까지 10여일간 3번에 걸쳐 1소위를 열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가 임대인에게 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로 '영업 변경권'을 추가하는 등 새로운 쟁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5년의 임대차 계약 갱신기간이 지난 뒤 임대인이 영업의 종류를 변경하라고 신규임차인에게 제안했으나 신규임차인이 이를 거절해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을 경우엔 임차인이 보호를 받지 못하게금 하는 내용이었다.

법무부는 임대인이 영업의 종류를 변경하고자 할 때엔 임대차 종료 3개월 전까지 임차인에게 그 뜻을 통지해야 하고, 임차인이나 신규임차인의 이익을 침해할 의사 없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다. 그러나 임차인의 권리 보장 측면에서 김 의원의 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평가됐다. 상가권리금을 법제화하고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는 개정안을 만들면서 상대적으로 소유권 제한 논란이 일고 있는 임대인의 입장을 배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4일 논의 끝에 결국 영업보장권은 삭제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대표발의자였던 김 의원이 "업종변경으로 인한 계약거절권이 정당한 사유로 들어가는 것은 탈법가능성이 너무 크고 본 개정안의 취지에도 반한다"며 반대 의견을 전했다.

백화점 등 일부 대규모점포 및 준대규모점포가 개정안에 포함될지 여부도 막판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법사위는 같은날 이에 대한 법 적용을 제외키로 하고 필요하면 추후 실태에 맞게 관련 조항을 넣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논의 끝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결국 지난 6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이날 오후 예정됐던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가 파기되면서 본회의가 무산돼 4월 임시국회 내 최종 처리가 불발됐다.

그러나 여야가 소득세법과 지방재정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시급한 민생법안 3개를 이날 원포인트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하면서 개정안은 5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이 권리금 법제화를 선언한 후 1년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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