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유승민 여야·당청 관계 회복 관건…김무성 리더십도 타격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국회로 되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없이 자동폐기키로 당론을 정했다. 당초 사퇴론이 불거졌던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재신임'하기로 뜻을 모았다.
야당의 반발을 감수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는 동시에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한 선택이다.
새누리당은 2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통해 19대 국회 종료 때까지 대통령이 거부한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자동폐기키로 결론을 내렸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며 여당 원내지도부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자 새누리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곧장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비박'(비 박근혜)계 지도부를 향해 '친박'(친 박근혜)계가 노골적으로 '책임론'을 제기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국회법에 대해 거부권이 행사돼 국회에 다시 이송된다면 우리 당은 대통령의 뜻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면서 자동 폐기 절차를 밟을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같은 경우에는 과거 원내총무일 때 노동법 파동으로 내가 책임진 일이 있다"며 유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태호 최고위원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밖에 없다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면서도 "법률 해석적인 문제"라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의 예상을 넘는 초강수에 재선급 의원들은 긴급 비공개 회동을 갖고 유 원내대표에 대한 책임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회송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처리 방안과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비박계와 친박계로 나뉘어 격론을 벌였다.
"청와대와 당이 대결하면 둘 다 끝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새누리당은 결국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 재의에 부치는 대신 '자동 폐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회로 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 재의에 부치지 않을 경우 법안은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정의화 국회의장과 야당에 재의안을 상정하지 말 것을 최대한 설득하고 만일 재의안이 상정된다면 재의에 불참해 표결 자체를 무산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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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야당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치지 않을 경우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회 의사일정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기사회생한 유 원내대표에겐 앞으로 야당과 청와대와의 관계이라는 숙제가 주어졌다. 친박계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게 된 만큼 앞으로 작은 사안에도 언제든지 또 다시 비슷한 사태가 재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유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후 "의원님들께서 당청 소통이 잘 이뤄지지 못했던 점을 걱정을 많이 하셨고 원내대표인 저와 청와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걱정과 질책도 했다. 그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청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을 저나 김무성 대표나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거취 문제에 대해 일부 의원들의 그런 요구가 있었지만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야당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선 "야당과의 관계는 관계대로 풀어나가겠다"며 "야당이 메르스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오늘 밤) 9시 본회의를 기다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청와대와 당 사이에서 오락가락한 김 대표도 이번 사태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리더십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치지 않기로 결론 낸 데 대한 야당의 반발과 관련, "그건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며 "(당청 관계에서) 소통을 좀 더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