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우·굴비 등 농축수산물 '김영란법'제외…법안 발의

[단독]한우·굴비 등 농축수산물 '김영란법'제외…법안 발의

박다해 유동주 기자
2015.08.13 14:44

[the300] 김종태 의원, 수수금품 예외 대상에 '농축수산물' 포함하는 개정안 발의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적용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은 김영란법에 명시된 금품의 범위에서 농수산물이나 농수산가공품 등을 제외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번 법안에는 여야 의원 25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란법 제8조 3항은 수수금지 금품에서 제외되는 대상을 명시하고 있다. 제외대상에는 △상급공직자 등이 위로·격려·포상 등의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는 금품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 부조 등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공직자의 친족이 제공하는 금품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인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숙박·음식물 등의 금품 등이 포함됐다.

김종태 의원의 개정안은 여기에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선물로서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따른 농수산물과 농수산가공품"을 추가했다. 이에따라 쌀, 굴비, 한우 등이 모두 제외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국내 농·축·수산물 전체 생산량의 40%가 명절 선물로 소비되는 상황에서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까지 포함될 경우 농어가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명절 때 선물세트를 주고받는 것이 통상적인 미풍양속인데다 한우나 굴비세트를 받는 자에게 막대한 재산상의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초 '김영란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농협과 수협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후 매출이 50% 감소한다고 가정할 때 한우는 4155억원, 수산물은 7300억원 규모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전날 황교안 총리와 원내대표단의 회동에서도 농수산물을 김영란법에서 제외하는 방향에 대해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 총리는 국회에서 통과한 법안을 정부에서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부정적인 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선물의 가액을 5~7만원 선으로 한정하는 방향으로 시행령 제정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농어민들을 중심으로 가액의 범위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제기돼고 있다.

앞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10일 국회에서 '합리적인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김영란법에 농축수산물을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주선태 경상대학교 축산생명학과 교수는 "(과일이나 한우) 선물세트를 받는 것이 (법안의 취지대로)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등과 같이 막대한 재산적인 이익이나 경제적 이권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영란법이)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목줄을 죄는 법안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 '1회 100만원, 한 해 300만원'이라는 규제 조항이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라는 설명이다.

외식시장의 타격도 예상된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한우의 1인 식단가는 7만5000원이다. 만약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음식의 금액기준이 5만원으로 정해지면 한우에 대한 외식수요 감소도 불가피하다.

신훈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개발부장은 "만약 (일정 선에서) 선물가액을 정하면 유통업·관광업·제조업·외식업·농축수산업 등 전 산업 침체의 강력한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여론몰이식으로 만들어진 법처럼 시행령이 만들어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익위는 지난 5월 시행령 제정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한 뒤 전문가, 이해관계자, 지역 경제·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간담회와 설문조사, 온라인 정책토론 등을 실시하고 있다. 권익위는 시행령안을 9월 중 마련해 가급적 내년 초에 입법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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