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보수단체 100여명 맞불 시위…"왜 주체사상 가르쳐야 하나" 소리질러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꿉니다'(새정치민주연합)
'좌편향 역사교과서 즉각 폐기하라. 올바른 역사교과서 환영'(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13일 오후들어 서로 상반된 내용의 피켓과 플래카드가 서울 여의도역 5번출구 앞에 들어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기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이곳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00명에 가까운 보수단체 회원들이 갑자기 나타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처음부터 여의도역이 소란스러웠던 것은 아니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나타나기 전인 오후 12시20분쯤부터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당내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 위원장인 도종환 의원 등이 자리를 잡고 시민들에게 서명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일부 시민들은 관심을 가지고 서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갑자기 5명 정도의 노인들이 나타나 서명운동 장소에 난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교과서가 지금 만들어졌는가", "국회에서 일들이나 해라", "왜 김일성 주체사상을 가르쳐야 하는가"와 같은 말들을 소리지르며 난입을 말리던 사람들과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여의도역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어버이연합을 비롯해 보수단체 회원 100여명이 집결을 해 서명운동이 진행되는 곳 앞쪽에서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역주변을 둘러싸면서 오가던 시민들의 불편도 커졌다. 일대의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서명운동에 참여하던 시민들의 발걸음도 거의 끊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문재인 대표는 "어버이연합도 오셨으니까 말씀 들어보시고 옳다고 생각되시면 서명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보수단체측은 "문재인은 사퇴하라"는 외침으로 대응했다.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문 대표는 말을 이어갔다.
문 대표는 "국정 역사 교과서는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하지 않는 제도다. 역사 교육을 통해 국민을 길들이려 했던 나치 독일, 군국주의 일본, 우리의 유신독재정권이 했던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친일과 독재는 잘못된 것이라고 분명하게 가르칠 수 있도록 국민여러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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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가 태어난 100년을 모시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독재를 미화했던 교학사본을 그대로 실으려는 시도다. 반드시 박근혜 정부의 저의를 분쇄하겠다"며 "끝까지 국정 교과서 방침을 따라서는 안 된다는 방침이다. 오늘 혼란스러운 어버이연합의 행동에 대해 국민들께서 질책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발언이 끝났지만 국정화 교과서를 지지하고 야당을 비판하는 보수단체의 함성은 더욱 거세져갔다. 오후 1시쯤 새정치연합은 서명운동을 멈추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그 후에도 보수단체 인사들은 자리에 남아 시위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