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곪아터진 '檢(검)은 비리' 정치권 백가쟁명

검사장급부터 일선 검사까지 지위 고하 관계없이 검찰의 부정부패 사건이 터지면서 정치권에 검찰개혁론이 고조됐다. 야권은 고위공직자 수사 전담기구 설치와 인사제도 개혁 등 비리 행태를 가능하게 한 검찰조직과 제도 개혁을 겨냥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권 공조가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새누리당의 강력 반대로 진통이 불가피하다.
20일 현재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은 가칭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검찰개혁법안을 공동추진하고 있다. 검찰개혁 국민여론이 고조된 지금 청와대에 파견되는 검사의 검찰 복귀를 제도적으로 막아 검찰의 정치중립을 꾀하고, 특별검사제 강화나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까지 폭넓게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를 전담수사하는 기구다. 수사대상은 법관 및 검사, 차관급 이상 공무원, 국회의원, 군 장성과 지방자치단체장에다 검찰·국세청 등 사정기관의 고위 종사자를 포함한다. 대통령 직속으로 세워 검찰과 분리하되, 대통령의 영향력 또한 차단하기 위해선 국회 감시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지금은 검찰 내부비리라도 검찰 스스로 수사, 번번이 제식구 감싸기란 의혹이 일었지만 공수처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면 이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수처는 수사처 또는 조사처란 명칭으로 참여정부 이후 꾸준히 신설이 검토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검찰의 반발이 워낙 강했고, 검찰 내에 조직을 두거나 외부에 두더라도 검사들이 돌아가며 배속될 경우 제기능을 못할 거란 반론도 있었다.
특검 강화안은 상설조직으로 특검이 유지되며 필요한 수사에 착수하게 하는 이른바 기구특검 방식이다. 현재는 제도만 만들어놓고 필요에 따라 국회 동의로 특별검사를 두게 하는 제도특검 방식. 기구특검 적용시 사실상 공수처 설치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정치중립·권한분산에 초점…야권공조 vs 새누리 "공수처 반대"
정치권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권한집중을 해소해야 도덕성 문제도 풀린다고 본다. 막강한 권한을 가졌으면서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는 것이 근본 문제라는 것이다. 도덕성과 관계가 적어 보이는 수사권 조정 등을 논의하는 이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박영선 더민주 의원은 "제도는 개혁하지 않고 머물면 썩을 수밖에 없다"며 "막강한 검찰권력에 견제가 필요하므로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TF 멤버인 신경민 의원은 "진경준 개인도 문제가 있지만 범죄수사에 있어 검찰의 독점적 지위, 사법시험 기수로 짜여진 조직문화 등이 겹쳐 오래된 적폐를 만든 결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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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는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TF) 중심으로 전관예우와 법조인 로비근절을 위해 법원조직법·검찰청법·법관징계법·변호사법 각각 개정안을 마련해 왔다. 여기에 진경준 검사장 사건 여파로 검찰개혁 법안을 추가하는 것이다. TF는 21일 오후 구체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한다.
TF 팀장인 박범계 의원은 20일 "법안화 작업은 국민의당과 함께 하고 정의당도 포함, 1주일 내 3당이 공동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앞서 19일 만나 검찰개혁안에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권 공조는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검찰 스스로 내놓은 자정안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그러나 여당인 새누리당의 반대가 변수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014년 여야 합의로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 제도를 만들었는데 시행해 보지도 않고 새로운 권력기관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는 당시 합의가 특검 도입을 위해 불가피한 타협의 결과였다고 맞섰다.
검찰개혁이 정기국회 내 가시적 성과가 없으면 여론에 민감한 여야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벤츠·그랜저·성관계·넥슨주식…땅에 떨어진 도덕성
검찰개혁이 급물살을 타는 것은 검사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인내가 임계점에 오면서다. 2010년 이후 벤츠 여검사, 그랜저 검사로 상징되는 스폰서 검사 사건이 검찰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낳았다. 그랜저 검사는 "고소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며 후배 검사에게 청탁해주는 대가로 건설업자로부터 그랜저 승용차 등 수천만원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사건 무마를 빌미로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성접대 검사'가 등장했고,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사 무마 대가로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 등으로부터 거액을 챙겼다. 올들어 홍만표 변호사의 법조비리,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뇌물 사건이 연거푸 터졌다.
그 중 일부 사건은 기존 법률로는 처벌할 수 없단 점이 부각됐다. 부정한 청탁이나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가 요구됐다. 그 결과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 제정이다.
변죽만 울린 검찰개혁, 비리는 외려 진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 오래된 명제를 검찰이 쓰리게 되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검찰개혁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던 굵직한 검찰비리가 심심찮게 터져나왔지만 척결되기는 커녕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법조계는 검찰권력이 사실상 견제받지 않게 된 원인에 대해 '수사권 독점'과 '정권의 방임' 등을 꼽는다. 정권이 검찰을 '칼' 정도로 여기고 검찰도 이 역할에 고민 없이 충실하면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이 역학관계가 검찰의 손에 수사독점권을 쥐어줬다. 여기에 검찰 수사의 특성인 비밀성이 음습함을 더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기소편의주의가 검찰에 대한 통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권한이 막강한데 통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라고 말했다. 무조건 기소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편의대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준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사건을 법원에서 다시 심리하도록 요청하는 재정신청제도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검찰이 원하지 않는다면 범죄혐의가 있어도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검찰 내부에서 비리에 대해 둔감해질 수 있는 원인으로도 손꼽힌다.
정 의원은 "진경준 사건만 해도 개인의 도덕적 일탈 뿐 아니라 제도적 문제라고 봐야 한다"며 "특수부 검사라면 늘 유혹을 받게 마련이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통제를 강화할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상설특별검사제도' 등 검찰권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검찰비리 등을 제대로 수사할 새 수사기관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검찰 내부의 강한 반발과 이에 동조한 여당의 반대에 번번히 발목을 잡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상설특검을 공약으로 내걸며 현실화가 기대됐다. 하지만 19대 국회서 새누리당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여기에 야당이 상설특검을 정치적 타협의 카드로 활용하면서 제도는 아직 제대로 시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역시 공약이던 특별감찰관제도는 시행은 됐지만 성과가 없어 국정감사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개혁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2010~2011년 가동된 국회사법제도개혁특위(사개특위)는 서슬이 퍼렇게 출발했지만 검찰의 강력한 로비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검찰 출신 의원들에게 한 명 예외 없이 "친정을 지켜달라"는 식의 로비가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검찰 출신이 아니라 해도 검찰의 로비에서 자유로운 의원은 많지 않다는게 국회의 통념이다. 정치자금법과 선거법 등에 의원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칼자루를 쥔 검찰의 로비가 파괴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거다.
요소요소에 검찰을 무기로 활용해야 하는 정치권력의 입장에서도 소위 '때려잡는' 식의 검찰개혁은 쉽지 않다. 국회 법사위 관계자는 "적당이 먹이를 줘 가며 검찰을 활용해 온 권력의 입장에서도 마냥 개혁 구호를 밀어붙이기는 어렵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을 적으로 돌렸다가 어떻게 됐느냐"고 말했다.
검찰개혁 틈타 다시 수면위 떠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 비리를 검찰 수사에 맡길 수 없다는 정치권 논의가 불붙으면서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0일 진경준 검사장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의 잇따른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수사처' 설치 등에 공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검찰 인사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직접 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로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검찰 개혁 공조에 '고위공직자 수사처'는 물론 검경 수사권 조정도 논의 사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검찰이 지금처럼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된 데에는 수사지휘권과 수사권을 모두 갖고 있는 데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수사권 독립'에 대한 문제 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검찰 비리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경찰 비리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하도록 수사권을 일부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 제기되고 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위공직자 수사처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이 경찰 비리는 검찰이, 검찰 비리는 경찰이 수사하도록 제한을 두면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 출신들이 보직을 맡을 수 있는 고위공직자 수사처가 검찰 조직을 적절하게 견제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서다.
경찰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전현직 검사가 연루된 사건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제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표창원 의원은 "법치주의의 원칙상 누구도 자기 자신의 사건에 대해서는 심판자가 될 수 없음에도, 검사들은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함께 독점하고 있는 현실로 인해 사실상 ‘셀프수사’를 하고 있다"며 "최소한 경찰 수사단계에서라도 전현직 검사에 대한 비리 수사가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이 수사권까지 갖고 있어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그 필요성이 제기됐던 문제다.
현재 검찰은 수사권과 더불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수사지휘권까지 갖고 있다. 이러다보니 경찰 수사가 검찰에 종속돼 왔고 따라서 검찰 관련 비리에 대한 수사의 칼날이 번번이 무뎌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검찰이 수사권에서부터 기소권까지 수사권한을 독점하고 있어 적절한 통제를 벗어난 권력기관화됐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 축소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경찰수사 독립성 인정 등 '수사권 분점을 통한 합리적 배분'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이 각각 조직의 명운이 걸고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박근혜정부 들어 사실상 검찰 권력이 역대 정권 이상으로 강력해지면서 수사권 독립 문제가 전혀 진척되지 않는 형편이다.
정치권 내에서는 경찰 출신 의원들이 20대 국회에 대거 진출하고 야권에서도 경찰 출신 의원들이 힘을 받고 있어 검찰 입장 일변도였던 정치권의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0대 국회에서 경찰 출신은 8명으로 역대 최다이며 여당인 새누리당 안에서도 5명의 경찰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검찰 '내부비리 근절' 방안 제시…실효성은

비리 혐의로 현직 검사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빠진 검찰은 "참담하고 수치스럽다"는 자기반성과 함께 비리 근절 방안을 내놨다. 검찰 내부개혁을 통해 자정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다. 위기상황을 빠르게 봉합해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김수남 검찰총장을 비롯한 전국 고검장 10명은 지난 18일 비상회의를 소집해 검찰 개혁안을 중점 논의했다. 이번에 검찰이 제시한 내부 개혁방안은 크게 4가지다.
우선 주식정보 관련 부서에 근무하는 검찰공무원은 주식 투자를 금지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공직을 부를 쌓는 수단으로 삼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검찰 관계자는 "신탁이라든지, 거래 금지라든지 여러 실효성 있는 방안을 앞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재산이 많은 고위직 검사들에 대한 감찰 활동 강화와 익명이 보장된 '내부자 비리 제보' 시스템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비리 행위자에 대해선 향후 변호사 자격 취득을 제한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아울러 검찰 내부의 청렴 교육시스템 정비를 위해 청렴 모델 제시 등 각종 청렴 문화 조성 활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검찰은 빠른 시일내에 이를 바탕으로 검찰 내부구성원 및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 구체적인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검찰이 즉각 대안책을 내놨지만 일회적인 반성과 뻔한 개선책으로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대안 대부분이 내부 자정기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법무부가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공직자비리조사처' 도입도 반대하고 있다.
검찰조직 관계자들 역시 뻔한 개혁 움직임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검찰은 '내부감찰'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후에도 그랜저 검사, 조희팔 검사 뇌물사건 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항상 사건이 터지면 개혁방침을 세우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부 견제시스템이 필요하다. 상황을 모면하려고만 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제도적 측면에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총장이 임명한 검사가 다른 검사의 비리의혹을 수사하는 '특임검사제'는 그랜저 검사 사건이 터진 이후 검찰 개혁방안으로 2010년 도입됐다. 특임검사의 임명권,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도 논란을 낳고 있다. 이번 진경준 검사장 사건은 이금로 특임검사가 수사 중이다.
검사장 직선제로 뽑아볼까…미국 등 사례 봤더니

진경준 검사장 사건으로 다시 비리 검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비리 검사 문제는 기본적으로 ‘검찰 권력’에서 출발한다. 검찰은 법과 정의를 실현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지만 정치 권력의 시녀가 되거나 스스로 권력화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등에 따르면 다른 국가들도 검찰 제도에 검찰 권력의 남용을 위한 장치들이 담고 있다. 미국은 형사사건을 대부분 담당하는 주(州) 검찰청장과 지방(county) 검찰청장을 지역주민의 선거로 뽑는다. 이들이 지방검찰청의 보조검사(우리나라의 검사)를 임명하고 수사를 지휘한다. 선거를 통해 능력과 자질이 검증된 인물이 검찰권을 쥘 수 있어 유권자의 뜻에 배치되는 검찰권 행사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에서도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광역자치단체별 지방검사장을 직선제로 뽑자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검찰이 대중에 영합하게 되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은 ‘기소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검사는 범죄 혐의를 포착한 이상 무조건 기소해야 한다. 직무상 범죄 정보를 입수한 경우는 물론, 중대한 범죄에 대한 정보를 개인적으로 알게 된 경우에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 기소에 대한 재량권이 주어지는 우리나라의 ‘기소편의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 다른 요소가 끼어들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검찰 권력이 사유화되고 다른 권력에 휘둘릴 소지를 막기 위한 것이다. 또 연방대검찰청이 주 검찰청에 대해 지휘 감독권을 갖고 있지 않다.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일선 검사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우리의 ‘단일형’ 조직과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탈리아에서 검사는 사법부에 속하며 자신의 의사에 반해 근무지를 변경당하지 않는 부동성의 원칙을 적용받는다. 인사권에 예속되지 않고 독립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독립적 신분보장이 있기 때문에 1992년 안토니오 드 피에트로 검사가 주도한 ‘깨끗한 손(마니 폴리테)’운동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검찰제도를 처음 출현시킨 프랑스는 독특한 형태의 사법제도를 갖고 있다. 검찰은 우리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법원 이하로 고등법원, 지방법원에 개별적으로 소속돼 있다. 검찰은 소속 검찰청의 사법업무만을 담당하며, 하급법원에 설치된 검찰(검사국)에 대해 지휘 감독권이 없다. 수사도 지방법원에 속하는 수사 판사가 담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사판사는 검사의 수사개시 청구를 받아 그 청구서 기재 범위 내의 사건에 관해 심문 압수 수색 통신조회 등의 수사활동을 한다. 인지권이 없으며, 수사도중 새로운 범죄사실이 발견되는 경우 검사의 새로운 수사 개시 청구를 받아야 한다. 우리의 경우 자주 문제가 되는 별건 수사 문제가 나오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검사는 이송 결정으로 정식 재판을 시작하게 되면 공소장을 제출해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수사와 재판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한 법원이 관할하며, 검사는 법원의 업무에 대해 국가의 의견과 입장을 전달하는 지위만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