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공식업무 첫날 "당청일체" 설파…靑-대표 핫라인서 균형 꾀할까

"대통령과 맞서는걸 정의라 여긴다면 여당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10일 김재원 정무수석과 면담에서.)
새누리당 당권을 잡은 친박(친박근혜) 이정현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당청일체론을 설파했다. 청와대와 이 대표 간 핫라인이 예고된 가운데 이른바 '오더정치'를 국회에서 어떻게 소화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당장 차기 대선체제로 가기보다는 국회에 묶인 정책 먼저 푼다는 방침이어서 '호남입법' 실현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축하난을 들고 찾아온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나 "대통령과 맞서고 정부와 맞서는 것이 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여당이 야당과 똑같이 정부를 대한다면 본분을 포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주재한 최고위에서는 "앞으로 당·정·청 회의를 당에서 주도하고, 개최 장소도 국회로 하자"고 말했다.
◇오더정치 어떻게 소화할까=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당 안팎에는 이미 사실상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구축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정·청 회의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이날 발언은 이 대표의 취임으로 청와대가 지시하고 당이 따르는 수직적 당청관계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당선 과정을 감안하면 당연한 우려다. 이번 8.9 전당대회는 당내 친박계의 강한 세를 확인시켜줬고, 동시에 친박들이 처한 절박함도 보여줬다. 친박이 당권을 잡는다면 '도로친박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친박계엔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일사불란한 친정체제를 구축하는게 더 급했다.
전대 결과 친박 일색으로 최고위가 꾸려졌다. 청와대-당대표 간 핫라인이 생기고 최고위가 이를 거수로 뒷받침할 수 있는 구도다. 전대에서 100% 효과를 발휘한 친박의 '오더정치'가 당청간에 재현될 수 밖에 없다. 이 대표가 충실한 수족 역할을 할지, 당청 관계에서 균형을 꾀할지에 따라 당내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역으로 이 대표 체제의 새누리당이 과거와 달리 청와대에 할 말은 하면서 소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김 수석과 만나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대통령과 접촉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전대 유세에서 "정부 인사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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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잠재적 대권후보로 꼽는 상황에서 호남 지지세는 이 대표에게는 큰 정치적 자산이다. 종전 제로(0)에 수렴하던 호남 지지율을 이정현을 지렛대 삼아 끌어올리고, 여기에 영남 기존 지지층과 반 총장에 대한 충청권 지지를 더하면 대선에서 승산을 기대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호남입법 현실로?=호남 지지 확보 필요성을 감안할 때 이 대표가 그간 추진해 온 호남입법이 대거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이 대표가 곧바로 대선체제로 가기보다는 그간 국회서 발목잡혀있는 민생법안을 먼저 살피겠다고 밝히면서 호남입법 구체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높다.
이 대표는 지난달 '국립보건의료대학법'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졸업 후 의료취약지역 등의 공공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일하는 조건으로 학비를 전액 지원해주는 내용이다. 19대 국회에 발의했으나 처리되지 못했고 20대 국회에서 재도전했다. 공동발의자도 19대 45명에서 75명으로 늘어나는 등 공감대가 커졌다.
전남 순천에 의대를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조만간 법안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국립의대 신설이나 순천대에 의대를 만드는 등의 안이 가능하다. 호남 출신 인사차별을 막는 공무원법 개정안도 19대에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다시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호남서 수십년간 1당 지위를 누렸던 야당이 못한 일이기에 명분도 탄탄하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부드러운 당·정·청 관계가 형성된다면 호남입법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이 대표가 김 수석에게 '일욕심'을 강조한 것과도 연결해 해석된다. 이 대표는 "정무수석을 귀찮게 하겠다"며 "(새벽) 한 두시에도 전화할테니 전화기는 밤새 켜 달라"고 말했다. 김 수석도 "대통령께 직접 전화하셔도 된다"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