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토부 건설자재 원산지표시 찬성 '급선회'··업계 '반발'

[단독]국토부 건설자재 원산지표시 찬성 '급선회'··업계 '반발'

임상연 기자
2016.11.10 05:45

[the300]법안 검토보고서엔 '반대' 법안심사에선 '찬성'...갑작스런 입장 번복에 '졸속행정' 비판

11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16.10.11/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1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16.10.11/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0대 정기국회 첫 법안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건설업계와 철강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건설자재 원산지 표시제’ 도입을 전격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반대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런치리포트-철강재 원산지 표기법안참조]

‘건설자재 원산지 표시제’는 주요 건설자재·부재의 품질확보 및 부실시공 방지를 위해 공사현장 게시판에 건설자재의 원산지를 표시하는 제도다. 건설업계는 그러나 이 제도가 중복·과잉규제일 뿐 아니라 철강 등 특정업계의 과점구도를 심화시켜 소비자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은 전날 1차 법안소위에 참석해 건설자재 원산지표시제 도입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철강 등 주요 건설자재의 원산지 둔갑 불법행위가 줄지 않고 있는 만큼 유통과정뿐 아니라 최종소비 단계에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가 제도 도입에 찬성하면서 국회 통과 가능성도 높아졌다. 국토위는 오는 24일 2차 법안소위에 관련 법안(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재상정하고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토부는 이 제도 도입을 줄곧 반대해왔다. 국토부는 1차 법안소위에 앞서 국토위에 제출한 관련 법안 검토보고서에서도 건설자재 품질확보 제도가 이미 시행 중인데다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온라인건설자재품질관리스템 등 대책 마련도 추진 중이라는 이유로 ‘수용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19대에서 유사 법안이 발의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국토부는 2013년 3월 열린 법안소위에서도 “건설기술관리법에서 주요 자재·부재의 경우 KS 표준규격이나 국토부 장관이 정하는 규격에 따라서 품질검사를 다 받도록 돼 있다”며 반대했고 결국 법안 처리는 무산됐다.

국토부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과 관련 “제도 도입의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도의 장단점이 있는데 건설공사의 투명성이나 이미지 쇄신 등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봤다”고 했다.

하지만 법안심사 직전까지 반대해오던 국토부가 갑자기 찬성 입장으로 급선회한 것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이다. 업계관계자는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법안심사를 앞두고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일각에선 건설업계가 사회공헌재단 설립 문제로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건설업계가 지난해 말 자정결의대회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재단 설립을 약속해놓고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국토부가 강력한 규제로 군기잡기에 나섰다는 것.

국토부는 건설자재 원산지 표시제에 이어 위헌 논란이 일고 있는 ‘입찰담합 3진 아웃제 강화’ 법안에도 찬성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입찰담합으로 3번 이상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건설업체는 건설업 등록이 말소된다.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 현재는 3년 이내 3번 이상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경우에만 '3진 아웃제'가 적용된다.

이에 국토위 관계자는 “3진 아웃제 강화는 건설업계가 자정결의대회에서 약속한 사항이며 입찰담합 근절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사회공헌재단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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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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