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부지 개발 문의도 없었다"..K스포츠 '봉이 김선달'

하남시 "부지 개발 문의도 없었다"..K스포츠 '봉이 김선달'

지영호 기자
2016.11.10 16:08

[the300]'현대판 봉이 김선달'… 허가권자도 땅 주인도 몰랐지만 '셀프 취소'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사건 수사팀이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K스포츠재단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은 이날 오전부터 두 재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관련된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2016.10.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사건 수사팀이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K스포츠재단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은 이날 오전부터 두 재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관련된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2016.10.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스포츠재단이 '하남거점 체육시설 건립 무산'을 이유로 롯데그룹으로부터 모금한 70억원을 되돌려준 것과 관련해 정작 하남시는 재단이 개발 문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스포츠재단이 검찰의 롯데수사 정보를 미리 알고 돈을 돌려줬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남거점 체육시설 건립 추진 및 무산이 모두 거짓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 관련 관계자는 10일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K스포츠재단을 비롯해 어떤 곳도 해당 부지에 체육시설 건립을 위한 인허가절차를 밟은 적이 없다"며 "심지어 구두로 사전협의를 요청한 곳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론되는 땅은 테니스클럽 4개면이 있는 대한체육회 소유 부지로 10년 가까이 무상임대해 쓰고 있는 곳"이라며 "관할 소재 땅이기 때문에 개발 의향이 있다면 우리 시와 논의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K스포츠재단이 롯데로부터 모금한 70억원을 되돌려준 이유로 '하남거점 체육시설 건립 추진이 무산됐다'는 설명과는 거리가 있다. 체육시설 건립을 위해선 하남시의 허가가 있어야 하지만 재단은 이를 알아보지도 않고 기업으로부터 돈부터 끌어모은 것이다. 재단 내부문건에 따르면 재단은 서울·경기·인천·부산·대전에 2018년 아시안게임과 2020년 올림픽에 출전할 종목별 우수인재 발굴을 위한 체육센터 건립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K스포츠재단이 구상한 체육시설 부지도 남의 땅이었다. 토지 소유주인 대한체육회는 K스포츠재단이 자신들의 땅에 스포츠센터 건립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K스포츠재단은 대한체육회에 하남 땅 센터 건립을 비롯해 어떤 문의도 한 적이 없다"며 "혹시나 해서 담당 직원들을 통해 재단으로부터 공문이 들어온 것이 있는 지 확인해봤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재단이 그런 계획이 있었다면 땅 주인하고 상의하는 것이 먼저 아니냐"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3개월간 매달려 롯데로부터 70억원을 받은 K스포츠재단은 롯데 수사가 급물살을 타자 이 돈을 돌려주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급하게 이사회까지 소집했고 반환 결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K스포츠재단 관련 자료에 따르면 재단 이사회는 6월7일 "하남거점 체육시설 건립이 불투명해졌다"며 "기부금을 기부한 기업에 반환하자"고 입을 맞췄다.

이사회가 열린 날은 검찰이 롯데를 압수수색하기 3일 전으로 롯데에 대한 수사 정보를 사정라인이나 청와대에서 흘려 K스포츠재단이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검찰 수사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이 재단에 연락해 '롯데에 돈을 돌려주라'는 지시를 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지영호 기자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