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2017년 추경 톺아보기]투자여력 남은 펀드에 또 출자…연내 집행 가능성 희박 지적도

2017년 추가경정 예산안의 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9.8%에 이르는 등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의 '취업 한파'를 녹일 군불을 때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총 11조2000억원의 추경 가운데 일자리 창출에 4조2000억원, 일자리 여건 개선에 1조2000억원,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방재정 보강에 3조5000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야당은 추경을 통한 공무원 일자리 확충 방안에 반발한다. 공무원 정원 확대는 향후 20~30년 이상 막중한 재정 부담이 소요되는 사업이란 게 이유다. 세밀한 검토도 없이 추경을 통해 진행할 성격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내 집행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존재한다. 연내 배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공무원인데도 피복비가 잡혀 있다거나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서 지난해 출자금액이 그대로 남아 있는 펀드에 추가 출자를 진행하는 경우가 좋은 예다. 정부 추경안 제출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LED교체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공무원 채용 80억뿐, 그러나…=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약 7만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추경에 반영된 중앙정부 공무원 일자리 창출비용은 채용비용만 편성돼 8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지방공무원 채용 비용은 지방에서 인건비가 지출돼 추경에 반영되지 않았다.
소요되는 비용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야당은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2017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 분석' 자료를 통해 "공무원을 직접 채용하는 경우 향후 인건비 및 공무원연금 등 지속적인 정부 재정부담이 발생하므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증원은 공공부문 구조개혁과 병행해야 한다고 야당측은 주장한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공무원들의 급여 현황, 직간접적인 비용을 모두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며 "공무원들의 호봉제를 대폭 축소하는 것을 비롯해 국회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정부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통해 지방공무원 채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교부세와 교부금은 국가가 지자체 또는 교육청에 용도를 지정할 수 없는 일반 재원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긴밀한 사전협의가 없으면 정부가 뜻하는대로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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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부 여당은 민간 일자리 창출과 달리 확실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며 퇴직까지 안정된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고용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또 그간 일선에서 공급부족이 지적돼온 경찰과 소방 사회복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인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급한불 끈다더니…=일자리 창출 사업 가운데 일부는 연내 집행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방부의 부사관 신규 채용인원 중 일부는 12월에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추경에 포함된 피복비의 연내 집행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인사혁신처가 하반기 1300명의 공무원 채용을 위한 시험 비용 예산을 편성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하반기내 집행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예산정책처는 "6월 현재까지 신규 채용 예정 공무원 소속기관의 정원 및 직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봤다.
보건복지부 추경에 포함된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 역시 연내 집행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예정처는 "장애인일자리 지원, 보육교직원 인건비 및 운영지원, 노인돌봄서비스 등 사회 서비스 일자리 사업은 인건비 6개월분을 편성했으나 채용공고 등의 채용기간을 고려할 때 전액 집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고용 촉진 사업과 추경에 포함된 사업이 상호 경쟁적 성격을 가진 사례도 있다. 고용노동부가 추진 중인 중소기업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이하 장려금)과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이하 공제사업)이 대표적이다. 장려금은 기업에게 인건비를 보조하는 방식이며 공제사업은 근로자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예정처는 "사업주에게 유리한 중소기업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에 신청이 집중될 경우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청년층의 임금보전 수혜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사업과의 관계를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 여력 있는데 또 출자? =예정처는 창업과 신성장산업 일자리 확충을 위해 조성되는 펀드 조성사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중소기업청은 재기지원펀드와 4차산업펀드 등을 조성하기 위한 중소기업모태조합 출자 사업에 1조4000억원을 증액키로 했다.
모태펀드는 출자된 자금을 바탕으로 청년창업펀드·엔젤펀드·창조경제밸리펀드 등 다양한 유형의 '모태자펀드'를 민간 창업투자회사와 함께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투자는 모태자펀드에서 각 유형에 맞는 중소기업에 대해 이뤄진다.
예정처는 이번 추경으로 조성되는 펀드들의 투자촉진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투자가 진행중인 모태자펀드인 청년창업펀드는 5557억원 중 3708억원이 투자돼 1849억원의 투자여력이 남아있는 상태다. 엔젤투자 펀드와 재기지원 펀드 역시 펀드조성액의 각각 34.5%와 38.9%만 투자됐다.
예정처는 "추경예산 편성을 통한 모태자펀드의 추가 조성 없이도 해당 목적에 맞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업이 추경편성을 위한 시급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또 중점지원 대상인 창업기업과 고용창출기업, 4차산업기업 등에 대한 보증공급을 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보증이 있어야 펀드 투자가 가능한데 보증이 가능한 기술창업기업과 4차산업기업의 요건과 세부 운영기준 등이 아직 수립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文공약' 치매관리 사업, 재정부담은? =정부는 치매관리체계 조기 구축을 위해 당초 예산보다 2022억원 증액된 2177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2016년 예산으로 158억3100만원이 편성됐고 2017년 154억500만원이 편성된 바 있으나 이번 추경에서 이를 대폭 늘린 것이다.
'치매국가책임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다. 치매예방과 조기발견, 지속적 치료·관리 등을 통해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하고 치매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번 추경은 치매안심센터 205개소 신규설치를 위해 1230억원, 확충된 치매안심센터의 1개월 운영비로 188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예정처는 치매안심병원 확충 필요성 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지속적인 운영비 예산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 등을 통한 철저한 사업계획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내 집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집행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논란의 LED 사업, 일자리 효과는? =법무부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교정시설·소년보호기관과 검찰청·출입국사무소 등의 LED 조명 교체에 459억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정부의 LED 조명 교체사업은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8조'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와 추진에 관한 규정 제11조 2항' 등에 따른 것이다. '일자리 기반 서민생활 안전' 분야에 포함된 사업이다.
법무부는 단일 청사를 보유한 여타 부처에 비해 LED 조명 보급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2015년 결산 기준 32.6% 수준이다. 예정처는 "대규모 LED 조명 교체 시 LED 조명 생산이 증가하고 교체 인력 등이 소요돼 영세자영업자의 소득 증가 및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도 예측했다.
다만 '일자리 추경'이라는 이번 추경의 목적에 맞느냐는 지적은 존재한다. 예정처는 "LED 조명 교체가 정부의 추경 기본방향 중 '일자리 기반 서민생활 안정 중 에너지 절감 투자'에 포함된다"면서도 "사업의 효과·성과·시급성 여부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닌 단기적 일자리이므로 효과의 지속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