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文정부300일 선거 D-100일]④취임, 파격, 지시, 위로, 만남, 외교, 질책, 사과, 적폐, 평창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5일 취임 300일을 맞이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사회·경제·정치·외교적으로 성과를 내며 60%가 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취임, 파격, 지시, 위로, 만남, 외교, 질책, 사과, 적폐, 평창이라는 10가지 키워드로 문재인 정부의 300일을 되돌아봤다.
◇취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그 자체로 역사에 획을 그었다. 현직 대통령 탄핵과 파면이란 사상 초유의 혼란한 상황이었다. '촛불' 민심은 문 대통령을 선택했고,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평범하고도 어려운 명제를 증명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 즉시 취임했고, 취임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가 출항했다.

◇파격
문 대통령은 양복 상의를 벗었다. 누군가는 와이셔츠 소매를 걷었다. 모두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었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경내 산책이다. 탈권위, 소통 행보의 상징이다. '파격'은 정부운영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 변화를 지켜보기라도 하듯,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커피산책 사진은 여민관 벽에 걸려 있다.

◇지시
문 대통령은 일종의 비상 집권을 했다. 자연히 정권 인수인계 과정도 준비기간도 없이 곧장 실전투입이었다. 내각도 미비, 국회 절차도 불가능해 택한 것이 업무지시다. 취임 당일, 군 통수권을 행사하는 것 외에 국민이 본 1호 업무지시를 통해 정부운영의 첫 발을 뗐다. '1호'는 일자리위원회 설치 지시였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후원전 중지 등 후속 지시가 이어졌다.

◇위로
문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선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딸을 아버지처럼 안아줬다. 편지낭독을 마치고 돌아가는 그를, 문 대통령은 몇 걸음 따라가서 토닥였다. 많은 관계자들이 집권 첫해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일화다. 눈높이를 낮춘 따뜻한 '위로'는 문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다. 경북 포항 지진, 충북 제천 화재, 경남 밀양 화재 현장을 찾아갔다. '대통령이 가서 뾰족한 수가 있느냐'는 우려에 문 대통령은 "그분들 말을 들어드리기라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남
문 대통령은 사회 전반에 걸친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소통을 하려고 했다. 경제인들과 만나서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이 직접 생맥주를 따르며 '일일 바텐더'로 나섰다. 국가 유공자들을 만날 때는 문 대통령이 직접 영빈관 입구에서 한 명 한 명을 기다리며 예우를 갖췄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세월호 유족들을 초청할 때는 청와대 정문을 열어주는 등 예우를 다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외교
북핵위기가 유효한 상황에서 미·중·일·러 4대국 외교 회복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6월 취임 후 첫 순방을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쌓고 한미동맹을 과시했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웃으며 "터프해서 좋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방러, 12월에는 방중을 해 관계회복에 나섰다. 일본과는 "미래지향적 관계"에 뜻을 함께 하고 있지만, 위안부 문제 등이 유효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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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책
어느 정부나 약점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실업 완화, 소득과 양극화 개선 등의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지만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는 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새해가 되자 끝내 "각 부처는 청년 일자리가 고용노동부나 경제부처만의 일이라 여기지 말라"(1월25일)고 말했고 장차관 워크숍에선 "공무원도 혁신 대상이 될 수 있다"(1월30일)고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

◇사과
"5대비리 연루자는 공직에서 원천 배제"- 문 대통령의 공약이지만 뼈아픈 과정을 거쳤다. 디테일한 기준을 못 만든 채 내각을 채워야 하는 악조건이긴 했다. 그래도 약속을 못 지킨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인사 결재권자라면, 인사 실무 책임자 격인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신 사과했다. 그는 "닭 한 마리, 빵 한 조각의 사연이 다 다르더라"고 이해를 호소했다.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란 비난도 감내했다.

◇적폐
집권 석 달째인 7월, 청와대 사무실 캐비닛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전임정부 문서들이 세상을 흔들었다. 한 곳만이 아니었고, 종이만 아니라 한글파일(Hwp) 등 전자문서도 쏟아져 나왔다. 박근혜 정부가 일부 기밀도 담긴 국가기록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국정농단 사건의 증거로도 여겨졌다. 오래 쌓인 나쁜 관행, 즉 '적폐'의 한 단면이다.

◇평창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은 성공으로 끝났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과 만나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논했다. '천안함 폭침 주역' 논란이 있었지만,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비핵화 방법론'까지 거론했다. 북미관계 개선 등 여전히 과제가 산적했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는데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