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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5박6일 간의 인도·베트남 첫 국빈 방문을 마치고 24일 귀국한다. 정부와 민간을 합쳐 100건이 넘는 MOU(양해각서) 등 문건 및 계약 체결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를 대표하는 두 국가와 협력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2413003168549_2.jpg)
이 대통령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20일),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22일)을 계기로 양국 정부와 민간은 120여 건의 MOU(양해각서) 등 문건을 체결하는 결실을 거뒀다. 이를 토대로 향후 양국 간 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협력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도와의 경제 협력은 조선과 철강에, 베트남과의 협력은 원전과 인프라에 초점이 맞춰졌다.
포스코는 인도 대표 철강기업 JSW와 함께 연 600만톤 규모의 고기능성 강재 생산을 위한 제철소 합작 건설을 추진 중이라 밝혔고 HD현대는 현지에서 중형 조선소 건설 투자를 검토 중이라 밝혔다. 한국 정부와 인도 정부는 '한-인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 개선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와 베트남 정부는 또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에 관한 MOU를 맺기로 했고 현대로템과 베트남 호치민시는 4800억원 규모의 철도차량 계약을 맺었다. 향후 대형 원전, 인프라 수주 기대 가능성이 커졌다.
인도와 베트남은 각각 인구 14억, 1억명이 넘는 국가이자 성장률이 7% 안팎의 고성장 국가다. 또 G2(미국-중국) 무역 갈등 속 중국을 보완할 새로운 제조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는 '선진 인도 2047' 비전을 내세우고 있고 베트남도 '2045년 고소득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한국처럼 앞선 기술력을 갖춘 나라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즉 한국의 기술력(Skill)과 속도(Speed), 인도-베트남의 규모(Scale)이 합쳐지면 상호 호혜적 발전이 가능할 것이란 게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 럼 서기장 등의 판단이다.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모디 총리와 함께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한 갤럭시Z플립7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2413003168549_3.jpg)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굵직한 재계 그룹 총수들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인들을 대거 이끌고 이번 순방길에 올랐던 이 대통령은 기업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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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장면이 이 대통령이 모디 총리를 만나 현지에서 우리 기업인들이 직접 느낀 애로 사항을 전달하자 모디 총리가 그 자리에서 '한국 전담 데스크' 설치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인도는 GDP(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4위 규모의 경제 대국이지만 우리나라 교역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이 대통령은 모디 총리를 만나기 전 동포간담회를 열고 "제가 해외 순방 일정마다 동포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듣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텐데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재외동포로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자유롭게 하라"라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인도 정상회담이 열린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인도 진출 시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현지 활동의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며 "모디 총리도 이 대통령과의 소인수 회담에서 나온 이 지적에 공감했고 인도 총리실이 컨트롤타워가 돼 한국 전담 데스크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 대통령실에도 인도 경제협력 전담반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또 "모디 총리는 조만간 한국 기업인들을 초대해 인도 진출에 대한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톱다운식 문제 해결 방식은 베트남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국가주석까지 겸임해 막강한 권력을 쥔 또 럼 당서기장과 회담을 통해 우리 기업들에 예측 가능한 기업 운영 여건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 부가세 문제 등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각별한 관심과 협조도 요청했다. 이에 럼 서기장은 한국 기업들의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경영 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한-인도 확대 정상회담을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2413003168549_5.jpg)
중동 전쟁 중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자는데 각국 정상들이 뜻을 모은 것도 이번 순방의 성과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에너지 자원 안보에 관한 공동성명'을 내고 "나프타 및 기타 석유 제품의 개방적 무역 유지를 위한 양국의 노력과 에너지 가치 사슬 전반에서의 협력을 포함해 서로에게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 공급을 유지할 것"이라며 "LNG(액화천연가스) 소비국 간 더욱 긴밀한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럼 서기장을 만나서도 공급망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 실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급망에 장애가 생겨난 현실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고 유사한 처지에 있는 한국과 베트남, 인도 등이 더 많이 협력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현재 건립 추진 중인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중심으로 광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위 실장은 "베트남은 세계 5위의 희토류 부국인데다 주요 핵심 광물 생산국이어서 우리와 협력 여지가 많다"며 "센터는 올해 착공될 예정이고 이번 이 대통령 방문 계기에 한-베트남 간 광물자원 포럼 회의도 열렸다. 다양한 협의를 통해 광물 분야 협력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노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에서 또 럼 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 응오 프엉 리 여사와 국빈만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bjko@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2413003168549_6.jpg)
이번 순방에서 눈에 띈 다른 장면은 이 대통령이 상대국에 대한 깊은 배려와 존중을 표하는 것은 물론 각국 정상과 공통점을 이끌어 내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자 한 노력이다. 넥타이 색상 하나에도 의미를 뒀고 공개 발언에서 상대국의 속담을 인용해 현장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순방 일정 내내 착용한 거의 모든 복장에 뜻을 뒀다.
이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회담할 때는 인도 국기 색상인 남색과 주황색이 들어간 넥타이를 착용해 인도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전달했다. 베트남에서 또 럼 총리와 회담에서는 베트남 국기를 연상시키는 붉은 색 넥타이를 맸다.
동행한 김혜경 여사도 의상에 의미를 담은 것은 마찬가지다. 김 여사는 베트남 동포 간담회에서 베트남의 강과 바다를 상징하는 옥색 한복을 착용했는데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반가운 우리 동포들을 만나는 자리에 민족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나타낸 것"이라며 "복장에 푸른 빛을 사용해 양국이 같은 하늘 아래에서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동반자적 관계임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G20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이번에 인도에서 만난 모디 총리에게 "소년공과 짜이왈라가 만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움을 느낀다"고 했다. 짜이왈라는 홍차 판매상을 뜻하는 말이다. 모디 총리는 10대 시절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차를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가난했던 탓에 어린 나이에 생업 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럼 서기장과의 회담에서는 '특별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럼 서기장이 지난해 우리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국빈으로 방한한 데 이어 베트남 신 지도부가 탄생한 후에는 이 대통령이 첫 국빈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것을 지칭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베트남의 국부인 호찌민 주석의 말을 인용해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 즉 변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변화에 대응한다'는 이 지혜의 한 마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30여 년 동안 쌓아온 양국의 변치 않는 우정이야말로 우리 앞에 닥친 복잡한 변화에 대응할 가장 확실한 답"이라고 강조했다.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중앙공원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아소카나무(ashoka tree) 공동식수를 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2413003168549_7.jpg)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혜경 여사가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야쇼부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드림 스테이지에서 참석자들과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2413003168549_8.jpg)
김혜경 여사도 이번 순방길에 동행해 영부인 외교 역할을 잘 수행한 것은 물론 특히 인도와 베트남의 평범한 시민들과 직접 접점을 늘리며 한국 문화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김 여사는 지난 20일 인도 뉴델리 아쇼부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드림 스테이지'를 찾아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인도와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대중문화의 새 흐름을 만들어 갈 주역이 되리라 굳게 믿는다"며 "오늘 이 자리가 서로의 문화를 더욱 이해하고 공감하며 양국 간 교류가 한층 넓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자리했다.
현장에서 공연을 세심하게 지켜본 김 여사는 참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정말 대단하다"며 "'마흔살만 어렸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했다. 저도 예술학교에서 꿈을 키웠던 시절이 있었다"며 격려했다.
김 여사는 또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 서호 롯데몰에서 열린 'K-문화관광대전'에 참석, 한-베트남 합작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에 나와 '베트남 사위'로 불리는 배우 정일우씨와 실내 팝업존을 차례로 둘러보며 행사를 준비한 이들에 힘을 실어줬다.
김 여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K-컬처를 매개로 한 양국 국민 간 교류와 공감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베트남 시민들을 만나 "한국에 꼭 한번 놀러오시라"고 인사를 전했다. 행사가 열렸던 서호 롯데몰은 베트남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복합공간이자 'K-라이프스타일의 성지'와도 같은 곳으로 이날 김 여사가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