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인물 보던 노원 민심..대세론에 흔들

[르포]인물 보던 노원 민심..대세론에 흔들

강주헌 기자
2018.06.04 14:47

[the300][6.13 현장에 가다]진보성향·인물투표 특색…민주당 1强 구도, 野후보들 '인물론' 뒤집기 가능할까

"뽑고 싶은 사람이 없어. 다 못 미더워."

지난 3일 오전 10시 상계동 주공11단지 앞. 손모씨(72·여)는 어느 후보를 지지하냐는 물음이 끝나기도 전에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손씨 뿐만이 아니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노원병 선거구 주민들 열에 아홉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부터 드러냈다.

2004년 17대 총선 때 신설된 노원병은 호남출신·젊은 유권자 비율이 높아 친여성향을 보인다. 진보 단일화에 실패한 18대 총선(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을 제외하면 17대 임채정(열린우리당), 19대 노회찬(통합진보당), 20대 안철수(무소속) 등 진보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노원병이 진보 강세를 보인 가운데 그동안 인물 투표를 해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18대 홍정욱 한나라당 후보가 43.1%로 당선됐고 당시 2위를 기록한 노회찬 후보는 40.05%로 민주당 후보를 꺾고 2위를 차지했다.

20대에는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대권을 양보하고 '새정치'를 표방하며 출마한 안철수 후보를 뽑았다. 21대에 안 후보는 국민의당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주민들은 거물급 정치인이 된 안 후보를 한번 더 밀어줬다. 노원병은 정당투표와 인물투표가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노원구병 국회의원 선거 기호 1번 더블어민주당 김성환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당고개근린공원 배드민턴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서울 노원구병 국회의원 선거 기호 1번 더블어민주당 김성환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당고개근린공원 배드민턴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노원토박이 '인정'…인물은 '글쎄'="아픈 눈은 좀 나아지셨어요?" 3일 오전 9시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당고개역 근처 공원에 위치한 배드민턴장을 찾아 한 유권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시종일관 웃는 낯으로 주민들을 대하며 사진도 같이 찍던 김 후보는 "지나가다가 와봤다"며 다른 유권자와도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노원구에서 '넓은 발'을 자랑한다. 노원에서 구의원, 시의원을 지냈고 재선 구청장으로 일하며 한 우물만 팠다. 구청장에 당선되기 전 출마했던 18대 총선에서는 3위에 그쳤다. 이번이 국회의원 재도전이다.

김 후보 유세 현장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김 후보는 20년 넘게 노원만을 위해 일해 온 사람"이라며 "국회의원 빼고는 다해봤으니 이제는 노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 또한 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50%포인트(p)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2위 후보와 큰 격차를 나타냈다.

여권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김 후보 개인에 대해 전폭지지를 보내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상계동 근린공원에서 만난 이모씨(43·여)는 "맘에 딱 드는 후보는 없지만 투표장에 나가면 결국 여권 후보를 찍지 않겠냐는 게 주변 반응"이라면서 "(김 후보가) 노원에 오래있었다고 하는데 그동안 뭘 해왔는지는 체감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병 국회의원 선거 기호 2번 자유한국당 강연재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노원성당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서울 노원구병 국회의원 선거 기호 2번 자유한국당 강연재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노원성당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한국·바른미래 후보?…"정당도 인물도 못 미더워"="아파트 단지 쪽에서도 많이 오시네요" 이날 오전 상계동 노원성당 앞.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는 11시 미사를 위해 몰려드는 유권자들을 향해 사방팔방 오갔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다가가 부축하며 지지를 호소할 만큼 한 표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밝게 인사를 받아주는 주민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마지못해 명함을 받는 등 냉랭한 반응이었다. 성당 앞에서 만난 50대 남성 두 명은 한 목소리로 "한국당 출신이 불리한 건 맞지만 인물을 보고 선택할 수 있다"며 "(강 후보는) 지난 총선 때 다른 지역구(강동 을)에 출마한 전력이 있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6.13지방선거 각 정당별 선거운동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노원성당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6.13지방선거 각 정당별 선거운동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노원성당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도 이날 주민들과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 후보는 선거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해 "말 그대로 눈앞에 보이는 지역주민 분들에게 그저 인사드리는 게 작전"이라고 말했다. 열띤 유세를 벌이느라 목소리는 쉬어있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20대 총선에 도전했던 이 후보는 이번 도전이 두 번째다. 여섯 살 아이를 둔 정모씨(38)는 "이 후보가 하버드 출신에 젊은 이미지로 비춰져 '교육'적임자로 어필된다"면서도 "당 지지율도 낮고 야권 후보가 나눠진 상황에서 (이 후보가) 인물로 극복할 수 있는 정도의 힘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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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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