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의료용 대마' 국회 재도전]④복지위, 지난달 28일 마약관리법 개정안 상정

치료 목적을 위한 제한적 대마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뇌전증(간질)과 다발성경화증 등 일부 희귀난치성 질환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합법화를 위한 과정도 시작됐다. 지난 19대 국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대마의 의료적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마약관리법)' 개정안을 법안소위에 상정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당 법안을 발의한지 8개월만이다.
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자는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19대 국회에서도 정부가 합법화 관련 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당시 국회는 합법화 법안을 처리하지 않았고 추가 논의도 실종됐다.
반대가 거셌기 때문은 아니다.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가깝다. 대마의 효과에 대한 무지와 미지에 대한 공포가 합법화 불발의 원인이었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마약류에 속하는 대마를 합법화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그해 11월17일 열린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특별하게 국내 의학계에서 요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적 흐름 때문에 한다고 하는데, 식약처에서 굳이 이렇게 하려고 하는지 잘 공감이 안 된다"며 "의약품을 어디서 개발하는데 식약처가 정리를 안 해줘서 못한다 이런 것도 아닌데 왜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정림 당시 새누리당 의원도 "다발성 경화증에는 사실 특효약이 있다고 할만한 것들이 사실 거의 없기 때문에 외국에서 일부라도 효능이 있다고 하면 규제를 풀어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무조건 도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의료계와 환자 등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가 움직이기는 어렵다는 발언이다.
흐지부지됐던 의료용 대마 합법화 이슈는 한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되며 부활했다. 지난해말 한 여성이 시한부 뇌종양 환자인 4세 아들의 치료를 위해 대마오일을 구입했다가 구속된 후 선고유예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대마오일이 다발성경화증 등 희귀난치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암암리에 퍼지면서 세관에 적발되는 횟수도 늘었다. 정부가 합법화법을 발의했던 2015년 6건에 불과했던 적발건수는 지난해 80건으로 늘었다. 대마오일의 주성분이 환각성분이 없는 칸나비디올(CBD) 임을 고려한다면 치료를 위한 불가피한 범법자가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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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를 합법화 해달라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고,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국내에 대체치료수단이 없는 뇌전증 등 희귀난치성 환자들에게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성분 의약품을 자가치료용으로 수입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학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창립된 한국 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는 지난 8월 한국 카나비노이드협회를 설립했다. 대마의 치유성분인 카나비노이드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에는 대한한의사협회, 강직성척추염연합회 등이 참여한다.
신 의원은 "현행법은 아편과 모르핀, 코카인 등 중독성이 강한 마약류는 의료목적의 사용을 허용하면서 대마만 예외로 하고 있다"며 "대마도 다른 마약류와 동일하게 의료 목적으로 식약처장의 승인을 받는다면 사용을 허가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