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연치료제 중고거래, 금연지원 예산 '줄줄이' 구멍…"안전문제 심각"

[단독]금연치료제 중고거래, 금연지원 예산 '줄줄이' 구멍…"안전문제 심각"

안재용 기자
2018.10.10 08:46

[the300]김승희 한국당 의원 "금연치료제, 온라인서 불법적 중고거래…2년간 3명 극단적 선택"

/자료=김승희 의원실
/자료=김승희 의원실

허술한 흡연검사와 금연치료제·보조제 불법거래로 국가금연지원사업 예산이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연유지프로그램 참여자에 대해 지원되는 보조금을 악용해 싼 값에 구매한 후 재판매한 사례가 확인됐다.

또 시중 금연치료제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특정 제품의 부작용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치료제 부작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2년간 3명 발생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015~2018 보건소 금연클리닉 사업 및 금연치료지원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예산 1438억원 중 금연클리닉 예산이 384억원을 기록했다. 건보의 금연치료지원사업 예산은 1156억원이다.

문제는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금연치료제가 온라인에서 광범위하게 중고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건보의 금연유지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이 의약품 및 금연보조제 비용의 30%~70%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싼 값에 구매한 후 재판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금연보조제 처방 보조를 위해 집행된 예산은 지난해 507억8000만원에 달했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205억3000만원이 지급됐다. 연 500억원이 넘는 큰 액수다.

그러나 건보가 운영하는 금연치료사업 참가자의 흡연여부는 간단한 문진표 작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흡연을 하지 않음에도 치료제를 구매해 온라인에서 중고 판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안전 문제도 심각했다. 금연치료제에는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 등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처방되야 할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무분별한 온라인 중고거래로 적절한 처방 없이 판매되고 있어서다. 특히 부프로피온 성분의 금연치료제의 경우 과거 항우울제로 처방되던 약품이라 더욱 주의가 필요하지만 중고거래를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금연치료제 부작용으로 인한 자살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김 의원에 제출한 '2017~2018.6 약품 성분별 이상사례 현황'에 따르면 금연치료제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특정 제품을 복용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2년간 3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약물 부작용 사건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보건소 금연클리닉사업과 금연치료지원사업에 등록한 83만2733명과 비교하면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금연치료 문진표에 '항우울증 성품 의약품 복용여부'를 확인하는 문구가 없고, 의료 현장에서 자살 위험성을 설명하는 복약지도도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두 명의 남성이 금연치료제를 복용한 후 목숨을 끊었다. 올해 2월에도 한 남성이 금연치료제를 복용한 후 우울증과 구토,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겪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 의원은 "금연사업이 금연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정 제약사의 배만 불리고, 전문의약품 불법거래를 초래했다"며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국가금연지원사업 예산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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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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