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비건, 강경화 예방 후 이도훈 한반도본부장과 워킹그룹 주재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10일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가 만났다. 당초 대북 식량지원 등 북미대화 재개 방안에 대해 집중 협의할 계획이었지만, 의제는 북한 미사일 대응 쪽에 무게가 실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한미 워킹그룹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을 위해 오전 9시 47분경 장관 접견실에 도착했다.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귓속말로 짧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강 장관이 도착했다.
비건 대표는 강 장관을 보자 활짝 웃으며 “반갑다(Hello, good to see you)”며 인사를 건넸다. 강 장관도 미소를 띠며 악수를 청했다. 비건 대표는 “다시 돌아오니 좋다(Nice to be back)”며 웃었고 강 장관도 미소로 화답했다. 이후 강 장관은 다소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두 사람은 포토라인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면담을 진행했다. 비건 대표와 강 장관의 면담에는 이도훈 본부장,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관 차석 등이 배석했다. 면담은 25분간 진행됐다.
비건 대표는 면담을 마친 뒤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양자회의실로 이동했다. 회의실에 입장한 양측 실무진은 반갑게 짧은 인사를 나눴다. 미측 한 실무진은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오전 10시 18분경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가 회의장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은 윗옷 단추를 잠그며 옷매무새를 만진 후 악수하며 포토타임을 가졌다. 이 본부장은 무표정한 모습을 보이다가 포토타임 때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리에 앉은 비건 대표는 A4 용지 크기의 문서 한 장을 책상 위에 올려놨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날 논의할 워킹그룹 안건 등 요점을 정리한 문서로 보인다. 문서 왼쪽으로는 스프링노트 등의 자료들도 놓여져 있었다.
이 본부장의 책상 위에는 A4 용지 20여장 정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투명 파일이 놓였다. 취재진이 회의장을 퇴장하는 동안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짧게 귓속말을 나눴다.
양측이 준비한 A4 문서에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식량지원 관련 내용이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사안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 식량지원의 경우 북한의 도발로 인해 깊이 있는 논의가 어려워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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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비건 대표는 강 장관을 예방하면서 모두발언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또 이 본부장과의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후에도 취재진에게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취재진과 접촉하는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비건 대표가 예정된 공개 일정을 줄줄이 취소한 것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문으로 보인다. 미측이 대외 메시지 발신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기 위해 공개 일정을 취소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비건 대표가 본국으로부터 구체적인 대응 지침을 받지 못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