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을 지냈던 인사들이 추락사한 고(故) 김재윤 전 의원을 추모하면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좌표'를 찍고 있다. '입법 로비' 사건 2심에서 고인에게 '실형 4년'을 선고한 게 최 전 원장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김재윤 전 의원은 이미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었고, '징역 4년'은 대법원에서도 확정 판결이 난 것이다. 야권의 대권 주자로 떠오른 최 전 원장을 비판하기 위해 고인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누리꾼들은 "그게 추모냐. 비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김재윤 전 의원은 서울 서초구의 15층짜리 빌딩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바 있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재윤 전 의원의 부고를 알리며 "정치자금 관련재판을 받으며 그는 너무나 억울해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무죄로 판단한 것까지 유죄로 바꿨고 실형 4년을 선고했다"며 "김재윤 전 의원 항소심 담당판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청년비례대표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정무비서관·청년비서관도 지낸 김광진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치인의 삶이란, 황망하게 떠난 고 김재윤 의원님의 명복을 빈다"고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서울예술실용학교 총장의 횡령사건이 갑자기 야당 의원 뇌물수수죄로 둔갑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의 재판에서 1심에서 무죄로 본 것까지 유죄로 뒤집고 실형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라고 썼다.
김재윤 전 의원에 대한 판결을 들여다보면 이들 여당 인사들의 생각은 억지에 가까움을 쉽게 알 수 있다. 김재윤 전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입법 로비'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5400만원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던 바 있다. SAC 교명을 바꿀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주는 대가로 2013~2014년 사이에 현금과 상품권 등 5400만원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김재윤 전 의원은 1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44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심에서 1심보다 형이 가중된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54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됐던 현금 1000만원 수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판결에서 보듯 1심에서부터 '무죄'가 아니었고, 실형을 선고받았던 것이다. 최민희·김광진 전 의원의 '좌표찍기'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최 전 원장이 맡았던 2심에서는 일부 무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징역 4년으로 올리고, 벌금을 확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같은 판결은 3심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누리꾼들은 최민희·김광진 전 의원의 글에 분노하고 있다. 한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을 사실상 '최재형 좌표찍기'에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누리꾼들은 김광진 전 의원의 페이스북에 "최 전 원장에 대한 언급은 비루하고 비겁하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엮어서 사람들에게 먹이를 주고 입술에 오르내리게 하는 게 황망하게 떠난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은 아니지 않나", "항소심에서 1심 판결 뒤집힌거 처음 보셨나. 죽음을 파는 정치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나"는 댓글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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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김광진 전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돌아가신 분 경건하게 추모하겠다는 마음보다 이 건수로 최재형 한 번 까보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 좋은 포스팅. 평생 저렇게 남탓 하며 사는 게 민주당원의 종특이 된 모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