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해는 대표이사급만 와라"...4대 그룹 무더기 호출한 국회

[단독]"올해는 대표이사급만 와라"...4대 그룹 무더기 호출한 국회

이정혁 기자, 서진욱 기자
2021.09.15 14:40

[the300][국감의계절③]지난해 '부사장'에서 올해는 'CEO' 호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내 4대 그룹 CEO(최고경영자)를 또다시 국감장으로 불러낸다. 대기업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실적이 저조한 데 따른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COVID-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의 시름을 덜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국회가 지나치게 권한을 남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농해수위 소속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삼성과 SK, LG, 현대차 등의 그룹에 "대표이사급으로 국감에 출석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로라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하언태 현대차 사장이 증언대에 서야 한다.

지난해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강동수 SK 부사장, 전명우 LG전자 부사장, 양진모 현대차 부사장 등이 비공개 국감에 출석했지만 올해는 '급'이 올라간 셈이다. 아직 여야 간사간 최종 증인 채택 과정이 남아있으나 여당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확대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점식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저조한 부분을 살펴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재계 쪽의 의견도 듣고 농해수위 차원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지난 2015년 한-중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조건으로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모두 1조원의 민간기부금 재원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정 의원실이 공개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지난 달까지 총 1293억원 밖에 조성하지 못하는 등 '매년 1000억원'이라는 목표에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기업이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기금을 반드시 출연해야 한다는 게 농해수위의 입장이다. 반면 재계는 "CEO를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는 것은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걷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는 분위기다.

겉으로는 자발적인 출연이지만 실제로는 '준조세'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기업 실적이 특히 저조한 것을 주요 대기업이 다 떠맡는 것 아니냐는 불만 역시 감지된다.

무엇보다 야당에서 주도적으로 국감 증인 신청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낸다. 여당이 대형마트의 월 2회 휴무를 강제하는 유통법(유통산업발전법) 등 각종 규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마저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익명을 요구한 4대 그룹 고위 임원은 "우리 농어촌의 어려움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손보기식'으로 기업을 대하면 되겠느냐"며 "올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사진=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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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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