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리 투표·몰카 설치·채용비리까지…'국민 불신' 자초한 선관위

소쿠리 투표·몰카 설치·채용비리까지…'국민 불신' 자초한 선관위

박소연 기자
2025.03.09 08:30

[the300][MT리포트] '언터처블' 선관위②

[편집자주] 부정선거론이 광장을 뒤덮었다. 전문가들은 부정선거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선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부정할 순 없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선관위가 신뢰를 되찾을 방법을 찾아본다.
선관위-관련-주요-논란/그래픽=임종철
선관위-관련-주요-논란/그래픽=임종철

윤석열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의심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여당은 특별감사관법을 당론발의하는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의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정부·여당이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이례적인 국면인데, 선관위가 각종 의혹을 적극 해소하지 않고 내부 비리를 방치하면서 국민 불신을 자초해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부정선거론'을 증폭시킨 결정적 계기로는 20대 대선 당시 발생한 '소쿠리 투표' 논란이 꼽힌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당시 치러진 2022년 3·9 대선에서 코로나 확진·격리된 유권자들이 기표한 사전 투표용지를 소쿠리, 라면박스, 비닐쇼핑백 등에 모아 옮긴 다음 투표함에 넣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

소쿠리 투표 논란 당시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대법관)은 대국민 사과까지 하고 사퇴했지만, 실무 담당자에 대해선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단 사실이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당시 선거 관리 총괄 책임자였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책실장 A씨(1급)에 대해 선관위가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뒤 여론이 잠잠해지자 A씨를 연고지를 배려해 충북선관위 상임위원(1급) 자리에 앉힌 것이다.

선관위-고위직·중간간부-채용-청탁-사례/그래픽=임종철
선관위-고위직·중간간부-채용-청탁-사례/그래픽=임종철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유튜버 등에 의해 전국 사전투표소 40여곳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의 허술한 관리·감독 체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선관위 내부 각종 비리와 조직의 비합리적 운영도 불신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2023년 5월 고위직 자녀 대규모 채용 비리가 불거졌다. 이에 선관위는 자체감사를 벌여 박찬진 전 선관위 사무총장, 송봉섭 전 사무차장 등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 실태' 감사 결과, 2013년~2023년 실시한 경력경쟁채용(경채) 관련 규정 위반만 총 878건으로 드러났다. 특히 2023년 실시한 자체감사에서 특혜 채용 의혹이 확인된 당사자 10명은 여전히 정상 근무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선관위-채용-등-인력관리-실태-전수조사-결과/그래픽=임종철
감사원의-선관위-채용-등-인력관리-실태-전수조사-결과/그래픽=임종철

박 전 사무총장과 송 전 사무차장 등의 자녀의 경우에도 잠시 대기발령하고 업무에서 배제했다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 업무가 많아지자 다시 시군위원회로 보내 업무에 복귀시켰다. 감사원이 채용 과정에 관여한 간부 또는 인사 담당자만 징계를 요구했단 이유에서다. 논란이 일자 선관위는 뒤늦게 이들을 직무배제 조치했다.

위법-부당-사항-및-제도개선-필요-사항-적발-현황/그래픽=임종철
위법-부당-사항-및-제도개선-필요-사항-적발-현황/그래픽=임종철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선관위에서 받은 '친인척 채용 현황'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현직 선관위 직원 3236명 중 가족 관계 파악에 동의한 선관위 직원 339명을 조사한 결과 66명이 직원의 친인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 채용 비리 논란이 일고 있는 4일 오전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5.03.04. /사진=뉴시스 /사진=최동준
선관위 채용 비리 논란이 일고 있는 4일 오전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5.03.04. /사진=뉴시스 /사진=최동준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지난 5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외부통제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 선관위의 조직 운영에 대한 불신이 선거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선관위에 대한 외부 통제가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헌재는 최근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해 직무감찰을 벌인 것은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판단을 내리며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국민의힘은 특별감사관을 도입해 6개월 동안 선관위의 인사 관리, 선거시스템, 각종 선관위 행정사무 전반에 대해서 감찰하도록 하는 특별감사관법을 7일 발의했지만 국회를 통과하려면 야당의 동의가 필요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은희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당론으로 발의한 선관위 특별감사관법을 제출하고 있다. 2025.3.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은희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당론으로 발의한 선관위 특별감사관법을 제출하고 있다. 2025.3.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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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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