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4만명" 허풍에도 "트럼프가 유일" 추켜세운 이재명 대통령

"주한미군 4만명" 허풍에도 "트럼프가 유일" 추켜세운 이재명 대통령

김인한 기자, 조성준 기자
2025.08.26 11:39

[the300][한미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의 회담 전략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회담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측 인사들이 무표정하거나 심각한 얼굴로 이 대통령을 응시하기도 했다. / AFP=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회담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측 인사들이 무표정하거나 심각한 얼굴로 이 대통령을 응시하기도 했다. / AFP=뉴스1

지난 25일 낮 12시43분(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의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 대통령을 응시했다. 상대국 정상에 대한 형식적인 미소조차 없는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님이 새롭게 평화를 만들어가는 '피스 메이커'로서 역할이 정말로 눈에 띈다" "세계 지도자 중에 실제로 성과를 낸 경우는 처음"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하나 지어서 저도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 등의 발언을 내놓자 이들의 입가에 미소가 퍼지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이) 아마 (대화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웃음을 보이며 이 대통령을 흡족하게 쳐다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와 김정은은 굉장히 두터운 관계를 맺어왔다"며 "만약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됐다면 (남북 사이에서) 참담한 재앙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전 남북이 핵전쟁 위기까기 갔다며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등으로 상황이 뒤바뀌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장이 이어졌지만 이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미국 정치에서 잠깐 물러서 있는 그 사이에 북한의 미사일도 많이 개발됐고 핵폭탄도 많이 늘어났다"며 "한반도 상황은 정말로 많이 나빠졌다"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의 '트럼프 띄우기' 전략으로 협상 분위기는 풀렸다.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님이다. 대통령님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신다면 제가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밝힌 대목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 인사들이 파안대소하며 협상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중 밝게 웃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중 밝게 웃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의 '인내 전략'도 정상회담 분위기를 푸는 데 주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4만명의 주한미군이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때 미국이 일방적으로 막대한 방위비를 분담했다"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실제로 한국에는 약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또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방위비로 매년 1조원 이상을 분담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발언을 바로잡지 않았다.

윤창용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서 정상회담 전 상당히 세심한 부분까지 다 챙긴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 메이커'라고 역할을 부각하는 등 띄우기 전략이 돌발 상황 없이 정상회담을 잘 마무리하도록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윤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아주 친했는데 현재는 그런 역할을 동아시아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2기에서 '1기 때 아베 역할'을 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가지고 들어갔던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를 듣다가 기분이 좋아지니깐 '힐러리가 됐으면 남북 간 핵전쟁이 났을 것'이라고 즉석으로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 인사들이 회담 초기와 달리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 인사들이 회담 초기와 달리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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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2026년 01월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내 파견 │ 2025년 12월 대한민국 병무청장 '병무정책 공헌 표창' (정치부 외교안보 담당) │ 2022년 12월 한국과학기자협회 '올해의 과학취재상' (정보미디어과학부 과학기술 담당)

조성준 기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보훈부를 출입합니다. 외교·안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쉽고 재미있게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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