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북미 정상회담 재개 필요성엔 '비핵화 진전 이후' 응답이 53.3%로 가장 높아

통일연구원이 2014년부터 매년 조사해 온 '통일인식' 조사에서 최초로 통일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은 사람의 비중이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응답률은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에서 가장 높았다. 남북이 현재와 같은 '적대적 공존' 체제로 유지돼도 좋다는 응답도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일연구원은 20일 오후 이런 내용을 담은 '통일의식조사 2025' 결과를 발표했다. 통일의식조사는 통일과 북한에 대해 가장 오래된 여론조사로 평가받는다. 올해 조사는 한국리서치를 통해 지난 7월10일부터 8월13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면 면접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3.1%P)한 것이다.
조사 결과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51%로 나타났다. 통일 필요성에 공감한 이들은 49%로, 2014년 통일연구원의 인식 조사가 시작된 이래 관련 수치가 처음으로 역전됐다. 그동안 조사에선 통일 필요성에 공감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의 영향, 남북관계 단절의 지속, 국내 정치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러한 결과는 통일에 대한 인식이 단기적 변동을 넘어 구조적 변화의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통일 필요성에 공감한 이들은 모든 세대에서 전년 대비 하락 추세를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응답자의 38%, Z세대는 46%가 통일 필요성에 공감했다. 모든 세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남북이 현재와 같은 적대적 두 국가를 유지하며 '분단 상태를 유지해도 괜찮다'고 응답한 이들도 전체 47%로 나타났다. 적대적 공존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25.3%에 불과했다. 북한의 위협은 일상화됐지만 남북 간 즉각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적대적 두 국가를 유지해도 괜찮겠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적대적 공존에 공감하는 비율은 'IMF(국제통화기금) 세대'(외환위기를 겪은 세대)에서 55.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도 각각 응답자의 54.2%와 52%가 적대적 공존에 공감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적대적 공존에 공감하는 비율은 줄어들었다.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연령대가 낮은 세대일수록 적대적 공존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는 세대 효과를 관찰할 수 있다"며 "적대적 공존 선호 증대는 국민이 갈등을 원해서가 아니라 불확실한 변화보다 현상 유지가 낫다고 느끼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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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찬성하는 이들은 전체의 36.8%로 나타났다.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는 이들은 39.5%였다.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서도 찬성은 36.2%에 불과한 반면 반대는 44.6%를 기록했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 필요성과 관련해선 전체 69.4%가 공감했다. MZ세대의 60% 이상이 남북 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했다.
북미 정상회담 재개 필요성에 대해선 '비핵화 문제의 실질적 진전 이후'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이 53.3%로 가장 높았다. '완전한 비핵화'와 '조건 없이 재개'는 각각 26.7%와 18.1%로 나타났다. 어떤 상황에서도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반대한다는 입장은 1.9%에 불과했다.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찬성하는 비율은 18.3%로, Z세대는 가장 냉소적 태도를 보였다"며 "한국인은 북미 회담이 비핵화와 관련해 의미 있는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