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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진행 도중 "너무나 창피해서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우 의장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나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정상적인 토론이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지난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으로, 가맹점사업자들이 가맹본부와 단체 협상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현장에서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상정 직후 시작된 국민의힘 주도의 필리버스터를 놓고 진통이 있었다. 필리버스터는 의회에서 다수당의 입법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막기 위해 소수당 의원들이 합법적으로 발언권을 이용해 장시간 토론을 이어가는 것을 말한다.
나경원 의원이 토론 첫 주자로 나섰으나 시작 10분여 만에 우원식 의장이 제지하고 나섰다. 우 의장은 "거듭된 경고에도 나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상관없는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며 발언 중인 나 의원의 마이크를 끄라고 지시했다.
이에 나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우 의장은 "나 의원이 단상에 오를 때 국회의장에게 인사하지 않는 등 회의 진행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나 의원이 우 의장의 의사진행에 협조하겠단 뜻을 밝히면서 마이크가 켜졌으나 잠시 후 우 의장은 나 의원이 정쟁성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는 이유로 재차 마이크를 껐다. 나 의원은 마이크가 없는 상태에서 토론을 계속했다.
이날 현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을 향해 "소매 밑에 (무선) 마이크가 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우 의장은 "마이크를 치워달라"며 "국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해야 한다. 무선 마이크를 가지고 온 것을 사과해달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국회의장께서 마이크를 끄셔서 우리 당 모 의원이 마이크를 가져오셨다"며 "의장님과 저도 같은 견해다. 본회의장에서 별도의 마이크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마이크 사용하지 않고 내려놨다"고 말했다. 발언 도중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좀 들어달라, 사과를 하려고 해도 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우 의장이 계속해 "유감을 표명하라"고 말하자 나 의원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답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계속해서 항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이 편파적으로 진행하는 것 아니냐"며 "조용히 좀 시켜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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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의 실랑이가 이어지자 끝내 정회를 선포했다. 그는 "무제한 토론을 운용할 때 국회법 102조에 따라 의제 외의 발언은 금지하게 돼 있다"며 "국민 앞에서 이런 국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너무나 창피해서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 정회를 선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