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합당 제안에 대한 당내 반발을 의식, 선수(選數)별 회동 등 '경청 행보'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3선 의원들은 합당 논의의 피로감을 문제삼으며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선 여당 의원총회가 예고된 다음 주가 합당 논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가 원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는 명분 아래 '전 당원 여론조사'로 정면 돌파를 시도할지, 아니면 반발 여론을 수용해 합당 논의를 중단하는 '출구 전략'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정청래 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과 관련한 의견 수렴을 위해 4선 이상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오후 4시쯤 국회 본관에서 3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근 정 대표는 합당 일정을 무리하게 강행하기보다 선수별 의원 간담회를 연이어 열며 내부 의견을 경청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내 3선·4선 이상 중진은 총 50명이다. 초선(68명) 의원 수보다는 적지만 전현직 대표·원내대표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다수 포진했다.
정 대표는 3선과 간담회에서 "한병도 원내대표께 전체 의원총회 소집을 요청드리고, 일요일(8일)에는 최고위원님들과도 깊은 대화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당의 명운이 달린 사안인 만큼 많은 의원님들의 귀중한 말씀 듣고 총의를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3선 모임 대표인 소병훈 의원은 "합당 제안 이후 당의 모든 일들이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다"며 "당 대표와 최고의원들이 결자해지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간담회에는 3선 의원 3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참석했다.
4선 오찬 간담회에도 4선 가운데 절반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 정무실장인 김영환 의원은 "정 대표께서 그동안의 합당 제안 절차와 진행 과정을 설명드렸고, 중진 의원들은 나름대로 앞으로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들에 대해 의견을 주셨던 자리였다"면서도 반대의견이 표출됐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정 대표는 오는 10일 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 의원총회를 끝으로 원내 의견 수렴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날 초선 의원들 모임인 더민초는 정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지선 이후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중론'이라며 반대입장을 굳혔다. 다만 17개 시도당 당원 토론회 등 원외 의견 수렴 일정은 설 연휴 이후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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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다음 주가 합당 추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까지 정 대표는 당내 반발을 딛고서라도 전 당원 여론조사 카드를 띄우는 등 합당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원내 의견 수렴'이라는 명분을 확보한 이후 결국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당심을 지렛대 삼아 당내 반발을 정면 돌파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저는 (당원들이) 무난히 합당을 찬성하리라 본다"며 "1인 1표제에 대한 (중앙위에서) 상당한 반대가 있었지만, 정 대표가 집단지성을 발휘해 당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지도부의 반대 기류도 만만치 않다. 이날 이언주 최고위원은 최근 합당에 관한 여론조사를 들며 "합당은 지방선거 필승이 아닌 필망 카드"라며 전혀 유리하지 않는 구도라고 비판했다. 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도 이날 보도된 합당 관련 대외비 문건을 두고 이른바 '밀약설' 의혹을 재조명했다.
앞서 정 대표와 조국 혁신당 대표가 합당을 전제로 지분 거래를 마쳤다는 이른바 '밀약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존재 사실이 전해진 대외비 문건에는 오는 27일 또는 다음 달 3일까지 혁신당과의 합당 신고를 마무리하는 내용, 혁신당 측 인사를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합당을 철회할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선 중진인 박홍근 의원은 "(무리한 합당 추진으로) 상황이 악화하기 전에 정국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해 지도부가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한다"며 혁신당 측에 양해를 구하고 지방선거 이후로 합당 논의를 미루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