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와 전쟁' 밤 9시에 내부자료까지 띄운 李, 다음 카드는

'부동산 투기와 전쟁' 밤 9시에 내부자료까지 띄운 李, 다음 카드는

김성은 기자
2026.03.25 16:34

[the300]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만료일인 5월 9일을 한 달 여 앞두고 집값 안정화를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쓰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올 하반기 최후 방편인 보유세 인상도 단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밤 9시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 "나라 망치는 악질 부동산 범죄, 꼭 뿌리 뽑겠다"며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 정상화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에서 작성된 문건을 띄워 주목받았다. 국민안전비서관실에서 작성된 '부동산범죄 1차 특별단속 결과 및 2차 특별단속 계획' 자료에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단속을 강하게 지시한 후 관계 부처가 약 5개월 간 단속을 실시해 1493명을 적발, 640명을 송치하고 7명을 구속시켰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의 단속 결과 자료가 부처에서 공식 발표되기 전에 대통령 개인 SNS를 통해 먼저 공표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이 투기 세력 근절 등을 통한 집값 정상화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 대목이다.

대통령의 발언 강도도 세졌다. 지난 22일엔 SNS를 통해 다주택 보유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수립 과정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알렸다. 공직사회 긴장감이 바짝 높아졌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보유하고 있던 2주택 중 부모님이 거주 중이던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한 채를 최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에는 SNS에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저도 궁금했다"고 밝혔다.

기사에는 미국은 주마다 보유세가 다르며 뉴욕의 경우 1%, 일본 도쿄는 1.7%, 중국 상하이는 최고 0.6%라는 내용이 담겼다. 모두 한국의 실효세율(약 0.15%)보다 높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월부터 SNS를 통해 부동산 관련 발언을 집중적으로 이어간 가운데 '최후 카드'로 알려진 보유세 화두를 처음으로 직접 꺼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오는 5월9일을 기점으로 정부와 이 대통령이 그간 내놓은 발언과 정책들에 대한 1차 평가가 이뤄질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 역시 그 때를 기준으로 시간표를 짜고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5월9일 전까지는 매물 출회 압박 발언을 이어가고, 9일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된 후에 매물 잠김이나 집값 반등 현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다음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6.03.24. photocdj@newsis.com /사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6.03.24. [email protected] /사진=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이 돌발적인 것은 아니"라며 "시장 상황을 봐가며 할 수 있는 정책이나 발언들을 순차적으로 꺼내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집값 정상화를 위해 이 대통령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들은 이미 SNS 상에서 수 차례 거론됐다. 시장에 '힌트'를 준 격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부동산 범죄 단속 외에 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꼼수'가 적발될 경우 사기죄 형사처벌에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고 강제 대출회수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월에는 거주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1주택자여도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 축소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이 만기가 될 경우 대출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대신 신규 다주택구입에 가하는 대출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음도 내비쳤다. 선제적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로 여겨지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실제 임명된다면 대출규제는 보다 더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보유세'의 운을 띄웠지만 실제 이 카드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해 정부 측은 "최후 수단"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청와대 정책실에서 이미 각국별 보유세 현황 검토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이르면 오는 7월 발표될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보유세 인상을 포함한 세제 개편안이 담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의 생각은 현재로서는 '보유세를 인상한다'는 건 아니"라면서도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을 때는 정부가 갖고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도마 위에 올려놓고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다). 그 중에는 당연히 보유세 문제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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