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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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 속의 검사는 특수하거나 은밀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어두컴컴한 조사실에서 차가우리만치 이성적인 모습으로 질문을 쏟아낸다. 가끔은 강압적이거나 일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검사들은 일반인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곤 한다. 검사들의 삶은 정말로 그럴까. 이러한 의문점에 해답을 주는 책 '검사의 대화법'이 출간됐다. 저자인 양중진 춘천지검 강릉지청장(사법연수원 29기)는 "검사도 똑같은 직장인"이라 말한다. 검사도 출근이 버겁고, 쌓여가는 업무에 지치고, 상사 혹은 동료와 갈등을 겪고,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고 한다. 양 지청장은 책에서 20년이 넘도록 검사 생활을 하며 그간 얻은 깨달음을 가볍게 풀어놨다. 직장인으로서의 검사가 대화를 통해 사회생활을 잘 헤쳐나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채로운 에피소드도 한껏 녹였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실에서의 대화, 두 사람의 말 사이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대질조사, 수사 상황을
플라톤은 2000년 전에 신선한 과일과 견과를 기본으로 하는 식단을 추천했다. 모든 사람들이 끼니마다 고기를 먹으려 한다면 세상에 남아날 음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연주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즐겼다. ‘단순한 음식이 주는 기쁨’을 강조했던 그는 빵, 치즈, 약간의 와인만 있으면 누구나 최고의 미식가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육식의 즐거움을 일찍이 발견한 철학자는 니체였다. 그의 식단은 채소나 과일 대신 갖가지 햄과 소시지로 채워졌다. ‘미래파’ 예술 운동의 식단은 괴상하기 짝이 없었다. 그들은 매끼 식사에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부여하고자 했고 ‘영양’이라는 요소는 과감하게 무시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재료를 특이하게 결합하고 괴상한 이름을 붙이는 데 열중했다. 닭의 배 속에 자동차 부품의 일종인 볼베어링을 채우고 오븐에 구운 다음 휘핑크림을 얹어 내는 요리를 만들거나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이혼한 달걀’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식이었다. 슬로푸드
중국몽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2049) ‘두 가지 100년’ 앞에서 부국과 최강국을 실현하는 시진핑의 청사진이다. 저자는 그러나 “이는 시진핑의 일장춘몽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단순히 이뤄질 수 없는 꿈일 뿐 아니라, 그 꿈으로 중국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사라진다고까지 전망한다. 저자가 근거로 드는 배경은 3가지다. 첫 번째는 패권국 미국의 ‘중국 죽이기’다. 미국은 중국의 도전이 자국의 심각한 국가적 위협이라는 인식을 최근 몇 년 사이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미래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가 정책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노골적으로 중국 흔들기에 나섰다. ‘더 크기 전에 싹을 도려내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돌출 발언이나 선언이 중국에 화풀이용으로 비치는 것으로 인식하는 태도도 순진한 해석일지 모른다. 미국이 거대한 집단 지성체가 움직인다는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2001년부터 시작된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아파트 광고 슬로건은 이후 ‘아파트 정체성’의 시대를 열었다. 아파트라고 해서 다 아파트가 아니고 연예인 못지않은 ‘급’이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었다. ‘나는 현대에 살고 너는 삼성에 사는 나라’라는 말은 부동산에 미쳐 돌아가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저자는 한국이 진보-보수 정권이 번갈아가면서 발전시켜온 약탈 체제라고 말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사회에서 역대 정권들이 부동산을 통해 어떻게 ‘합법적 약탈 체제’를 만들어왔는지 책은 구석구석 살핀다. 합법적 약탈은 내 집 마련해보겠다고 뼈 빠지게 일해 저축한 사람들, 전세-월세 값이 뛰어 살던 곳에서 쫓겨나게 된 사람들의 처지에서 보면 폭력으로 빼앗은 약탈보다 나쁜 약탈이다. 저자는 “약탈의 기득권자들이 스스로 약탈을 중단하는 법은 없다”며 “부동산 약탈은 그래서 우리가 가장 경계하고 분노해야 할 악인지도 모른다”고 말
국가 간 대결에서 우위는 흔히 기술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기관총이든 원자폭탄이든 적군도 나름 최첨단 무기를 어김없이 채택할 것이므로 기술 우위를 무한정 유지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인구수다. 최근 수십 년에 걸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민병대는 선진국 침략자들에게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 소련이 1980년대에 감행한 아프가니스탄 점령 시도나 미국이 2000년대 감행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점령 시도가 좌절된 데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국민의 중위 연령(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해당 연령)이 20세 미만인 반면에 소련과 미국의 중위 연령은 30세를 훌쩍 넘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결국 소련과 미국에 부족했던 요소는 기술이나 의지가 아니라 숫자였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루이 14세 시대의 뛰어난 군사 공학자였던 보방은 수비 시설이 아무리 혁신적이라도 “국왕의 위대함은 백성의 숫자로 측정된다”고 단언했다. 볼
“분명 물과 기름인데…. 물과 기름도 세월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섞이더라고요. 그 반대일 수도 있었겠죠.” 조 바이든의 부보좌관 줄리 스미스의 말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결국 이룬 화합과 유대를 전 보좌진이 이렇게 빗대 설명한 것이다. 바이든은 오바마에게 타이를 풀고 악수보다 포옹을 먼저하고 창밖을 향해 연설하라고 가르쳤고, 오바마는 바이든에게 자제의 길을 보여줬다.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챙기는 습관도 심어줬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발간된 이 책은 버락 오바마와 존 바이든의 ‘특별한 애정’에 대해 다룬다. 두 사람이 이끈 행정부 시절엔 적어도 추문도 없고 사실에 충실했으며 언론을 존중했다. 두 사람은 각각 스타일이 달랐지만, 두 차례 임기 동안 완벽한 정치 파트너로 모든 즐거움과 고통을 함께했다. 바이든은 외교와 입법 분야에서 전문성을 살려 오바마의 수석 고문으로 전례 없는 역할을 수행하고 부통령직의 모범을 구축했다. 두 사람은 미국의
머니투데이 주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받은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은 ‘따뜻한 연대’의 가치가 넘친다. 소설가 최진영은 “행복과 위로, 애도와 회복, 정상성과 결함, 실수와 기회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배운다”며 “무엇도 배제하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따뜻하고 찬란한 소설을 만났다”고 평가했다.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힘이 작품에 곳곳에 녹아있다. 작가는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치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이들을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하반신이 부서진 채로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소녀 ‘은혜’, 아득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는 ‘연재’ 등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상처 입은 존재들이지만 누구도 홀로 물방울처럼 울게 놔두지 않는다. ‘천 개의 파랑’은 이 세계 가
코로나 시대 우리 삶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말처럼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바뀌었다. 코로나가 끝나도 이 법칙은 유효하다. 새로운 특징들이 표준이 되는 ‘넥스트 노멀’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저자는 팬데믹 이후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7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우선 개인의 소비 변화는 ‘홈코노미’, ‘언택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멘탈데믹’ 3가지다. ‘홈코노미’는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로 확산된 집 안에서의 경제생활을 지칭한다. 비대면 소비의 확대로 모든 것이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언택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는 온라인의 무한한 확장성과 공유 사업, 구독 경제 등 초개인화 비즈니스가 우리 삶을 바꿀 것으로 예측했다. 멘탈과 팬데믹을 결합한 ‘멘탈데믹’은 오랜 격리와 사회생활의 단절로 얻게 된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를 진단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돌보는 심리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변화는 ‘로컬리즘’, ‘코로나 디바이드’,
성경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가 ‘가장~한’이다. ‘가장 오래된’ 종교 서적이고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읽힌 책이기도 하다. ‘좁은 문’을 쓴 앙드레 지드는 1만 권이 쌓인 서고가 불타면 반드시 꺼내올 책 1순위로 ‘성경’을 꼽았다. 시간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중요도 측면에서 거부하기 힘든 성경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 이들에게조차도 명서로 인정받고 있다. ‘행복한 논어 읽기’ ‘감자탕 교회 이야기’ 등의 저자인 양병무 박사도 뒤늦게 성경 사랑에 빠졌다. 오래전 성경을 읽어본 적 있지만, 지루하게 느껴졌다는 그는 15년 전부터 조금씩 성경의 글귀가 눈에 들어오더니, 이제는 삶의 전면에 성경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책은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저자가 성경을 읽으면서 느꼈던 재미있고 행복한 마음을 담아 쓴 ‘성경 읽기 안내서’다. 저자는 “성경에는 삶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선과 덕, 자연 및 사회의 인과법칙을 모두 담고 있기에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잘못에 대한 사과가 수없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어떤 사과가 진정한 사과인지, 사과했는데 사과로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물음표들이 도처에 생기고 있다. 최근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고도 광고 표기를 하지 않은 ‘뒷광고’와 관련해 수많은 사과를 내뱉었다. 하지만 사과는 했지만, 반성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유튜버가 등장하는가 하면, ‘잘 몰랐다’ 식의 해명을 늘어놓은 몇몇 유튜버들도 나타나면서 여론은 빠른 속도로 등을 돌리고 있다. 분노와 비난이 넘치는 현대사회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이 책은 진짜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이상한 방식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죄송하다’는 단어를 내뱉지 않고 미안해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급급하다가 결국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조직과 CEO들의 행태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인터넷 사이트, 뉴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자주 접하는 사과의 표현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등이다. ‘깊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박숭현 박사는 기본적으로는 과학자이지만, ‘항해자’ ‘탐험가’에 이어 ‘인문학자’까지 영역을 넘본다. 그만큼 직접 발로 뛰어 찾아내고 사고의 지평을 넓혀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한다. 남극권 중앙 해령 최초의 열수(熱水) 분출구, 열수 생태계를 구성하는 신종 열수 생물, 빙하기-간빙기 순환 증거, 여기에 판구조론 30년 역사를 뒤흔드는 새로운 ‘남극-질란디아 맨틀’까지 그와 그의 동료들이 이룬 성과들은 지난 25년간 배를 타고 떠난 현장 탐사의 결과물들이다. 책은 저자인 박승현 박사가 반평생 바다의 조류가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세계 곳곳을 누빈 기록의 모음이다. 해양 탐사의 특수성 때문에 배를 옮겨 타며 떠돌아다닌 일에 대해 저자는 “해양 탐사는 단순한 과학 연구를 넘어선,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며 이문화와의 교류”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런 탐사의 여정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과학 넘어 문화와 예술이었다. 발파라이소에서는 파블로 네루다의
과학의 시대, 수학이 다시 핵심으로 떠올랐다. 수학은 수식에만 필요한 학문이 아니라, IT개발자, 예술, 미술, 인문 등 인간의 모든 문명에 영향을 주는 작동 방식이다.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가 각종 산업과 개인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드는 지금, 수학적 사고로 세상의 문제와 사회 현안을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간된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과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은 수학의 세계가 미친 우리 삶의 전반을 돌아보게 한다. ‘다시…’은 수학적 사고의 형성 과정을 탐색한다. “세상 모든 것이 수”라고 말했던 피타고라스는 변의 길이가 1인 사각형의 대각선이 √2임을 발견한 제자를 살해한다. 유리수만이 수라고 믿었던 그에게 무리수의 존재는 세상의 위기 그 자체였기 때문. 하지만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2는 물론 더 정밀하고 훨씬 큰 수의 개념도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전염병 감염 추이 그래프가 의미하는 바도 무리 없이 쉽게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