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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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 지면을 통해 필자는 STO(Security Token Offering)가 '소문난 잔치'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제도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과도한 규제와 높은 발행 비용은 이제 막 태어나려는 시장의 숨통을 조일 수 있으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활성화는 얼마든지 함께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시장은 또 하나의 중요한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STO 가이드라인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이 국내 STO 산업의 방향을 결정할 첫 번째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다른 고민도 생긴다. 제도가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정작 투자자들이 사고 싶은 상품이 없다면 시장은 과연 성장할 수 있을까? 얼마 전 한 증권사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좋은 상품은 증권사가 직접 투자하고, 그다음 좋은 상품은 고객에게 권한다. 그리고 가장 애매한 상품이 STO로 나온다.
얼마 전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우주산업이 다시 한 번 크게 주목받고 있다. 2002년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 가는 로켓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처음 설립했을 때만 하더라도 거의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스페이스X가 지금은 모든 산업 분야를 통틀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가 됐다. 우주산업에서 스페이스X가 이룬 가장 큰 혁신은 우주로 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로 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전까지 한 번만 사용하고 버리던 발사체를 재사용하기 때문이다. 로켓 발사 비용을 낮추려면 로켓을 재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다. 그런데 왜 스페이스X 이전의 기업들은 로켓 재사용 기술을 개발하려 하지 않았을까. '화성협회(Mars Society)'의 설립자로 일론 머스크에게 화성으로의 꿈을 심어준 인물로 여겨지는 로버트 주버린(Robert Zubrin)은 그동안 재사용 발사체 개발의 길을 막고 있던 것은 나사(NASA, 미국 항공우주국)가 시행하고 있던 실비정산계약 체계라고 지적했다.
영웅이 사라진 시대, 누가 영웅인가? 현대인들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에서 영웅을 찾는다. 모두가 간절히 원할 때 한방 터뜨려주는 사람, 축구에서는 그가 영웅이다. 월드컵 축구 아르헨티나와 이집트의 16강전에서 영웅 리오넬 메시의 활약을 실시간으로 보았다. 정말 미친 경기였다. 후반 막판까지 이집트에 2대 0으로 끌려가는 상황을 보고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의 탈락과 메시의 마지막 경기가 될 거라 믿었다. 바로 그때부터 메시는 신들린 무당처럼 마법을 발휘하였다. 1골 1어시스트, 3대2 믿기 어려운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경기가 끝나자 메시는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았다. 조기 탈락한 영원한 라이벌 호날두의 눈물과 대비되었다. 사실 메시는 전반전에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프리킥마저 골대를 때려 패배의 원흉이 될 뻔하였다. 그런데 경기 막판 괴력을 발휘하면서 승부를 뒤집은 것. 축구가 단체 스포츠라고 하지만 결국 스타가 승부를 좌우한다. 스타의 활용법이 곧 감독의 능력이다. 아르헨티나의 메시, 노르웨이의 홀란, 잉글랜드의 케인 활용이 좋은 예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는 2014년 노란 별이 달린 줄무늬 아동 파자마를 출시했다. 나치의 강제수용소 수감복과 유대인 표식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상품은 모두 회수되었다. 자라는 2007년에도 나치 상징 핸드백으로 논란을 겪었다. '반복되는 무감각'이었다. 독일 가전 브랜드 지멘스는 2002년 미국에서 '치클론'(Zyklon)이라는 상표를 출원했다가 거둬들였다. 아우슈비츠의 독가스 '치클론B'와 이름이 같았기 때문이다. 지멘스 자신이 나치 시기 강제노동에 연루된 기업이었기에 파장은 더 컸다. 이야기는 공동체를 만들고, 공동체는 이야기를 만든다. 신화, 역사, 소설, 영화, 광고로 이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는 '서사 공동체' 안에서 살아 숨 쉰다. 공동체가 믿는 이야기에 도전하는 사람은 그 일원이 되기 어렵다. "예수는 신의 아들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기독교인이 될 수 없고, "독도는 우리 땅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단군신화부터 5·18 광주민주화운동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를 만들어 왔다.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근대적 정교분리 원칙이 자리잡은 지 370여 년이 흘렀다. 하지만 중세 유럽의 권력 중심이었던 교황청의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크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는 14억 명이 넘는다. 교황청은 문명사의 중요한 갈림길마다 시대를 향한 메시지를 던져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고 중동 전쟁이 확산될 때도 교황청은 어김없이 전쟁에 반대하며 평화를 호소했다. 최근 인류가 맞닥뜨린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맞아 교황청은 다시 한번 성찰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5월 말, 교황 레오 14세는 즉위 후 처음으로 역사적인 회칙을 발표했다. 제목은 '위대한 인간성(Magnifica Humanitas)'이다. 가톨릭의 회칙(encyclical)은 교황이 전 세계 교회와 신자들에게 제시하는 가장 권위 있는 가르침으로, 신자들이 받아들여야 할 윤리적·신앙적 지침이자 인류 문명의 방향에 대한 시대적 선언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회칙은 AI를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문명 방향을 결정할 거대한 전환점으로 규정한다.
미국 구글 본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입사 1년6개월 만에 시니어 엔지니어에서 스태프 엔지니어로 승진했다. 또한 구글 역사상 검색팀과 지도팀 사이 최대 규모의 협업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기회도 얻었다. 커리어적으로는 더 바랄 것이 없어 보이던 2019년, 그동안 운 좋게 얻었던 여러 타이틀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미국, 그것도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창업을 결심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의외로 제품이 아니었다. '회사를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가'였다. 지난 몇 년간 나는 빅테크를 떠나 한국의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사람들, 혹은 창업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간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내가 만드는 회사는 미국에서 시작해야 할까, 아니면 한국에서 시작해야 할까. 당시 미국에 거주하던 한국계 테크 창업자들의 작은 세미나에서 흥미로운 토론이 있었다. 한국계든 인도계든, 미국에서 창업하는 이민자 창업자들이 자국에 엔지니어링 팀을 두는 전략의 장단점에 대한 이야기였다.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거치면서 진지한 로맨스는 어느새 희화화 되거나 심지어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찐한 감정을 표현하거나 진지하고 심각한 감성의 멜로물은 낡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 때문에 쿨한 연애라든지 로맨틱 코미디물이 트렌디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어느새 Z 세대들은 고전적인 로맨스물 재개봉관을 찾는다거나 감정의 오버 즉 감정 과잉이라고 생각되는 중국 드라마에 빠져들었다. 이는 중국 드라마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갸루 스타일이 Z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는 맥락도 비슷하다. 갸루는 걸(girl)의 일본식 발음으로 1980년대 일본 경제를 상징하던 스타일이다. 90년대 한국에 유행을 한바가 있는데 이것이 최근 한국의 10대와 20대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과장된 아이라인, 화려한 속눈썹, 밝은 염색머리가 특징인데 반짝이는 장신구에 높은 하이힐을 착용하기도 한다. 과감하고 과잉된 표현이 특징인데, 귀엽고 깜찍하며 공주 같은 캐릭터성도 있다. 이는 한국 스타일과 다른 점이다. 예컨대 케이 팝 메이크업이 파운데이션을 두껍게 바르지 않으며 얇은 피부와 맑은 혈색을 부각하여 생기를 더하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그 결과 반도체 경기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은 곧 법인세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법인세는 기업의 당해연도 실적이 다음 해 신고·납부에 반영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올해의 반도체 호황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 세수에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늘어난 세수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가채무를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어려운 계층과 청년층에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이 점에서 아일랜드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아일랜드는 영국 옆에 있는 작은 나라다. 경제 규모도 명목 GDP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3분의 1 정도다. 그런데 2024년에 이 나라에는 대규모 재정흑자가 예상되었다.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2025년 예산을 위한 하원 연설에서 재정흑자 원인으로 두 가지를 언급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야 삶이 긍정적으로 바뀐다고들 말한다. 이 말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고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불교적으로 보면 긍정적으로 살려는 것도 집착으로 비칠 때가 있다. 우리 동네에서는 억지로 긍정적으로 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는 것을 오게 하고, 머무는 것을 머물게 하고, 가는 것을 가게 하라. 말하자면 긍정도 부정도 집착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밀어내거나 끌어당기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억지로 자신을 긍정으로 포장하거나 부정을 과도하게 표출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에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태도 또한 집착하지 말라고 한다. 이쯤 되면 뭐 어쩌라는 거야? 하고 짜증 날 수도 있다. 결론은 그 어떤 것도 삶의 기본 태도로 고정해 놓지 말라는 말이다. 바람이 불어가고 강물이 흘러가듯이. 한날은 새벽에 택시 탈 일이 있어서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가고 있었다. 중년의 여성 기사였는데 요즘말로 스몰토크로 이말 저말 오고 갔다. 그 분이 세상이 참 아름답고 순간순간 너무 감사하다는 표현을 반복하시길래 필자의 병증이 도져서 아니 뭘 저렇게 과도하게 긍정적이실까? 하고 내심으로 생각했었는데 얼마 안 지나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았다.
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던 하나의 메가 트렌드는 단연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이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한때 3조 달러에 육박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였다고 한다. 달을 탐사하고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한다거나 로켓을 사용해 우주여행을 한다니, SF 영화같은 이런 아이디어가, 이토록 전지구적 자본을 광분하게 만든 이유가 뭘까?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고르게 분배돼 있지 않을 뿐이다. " SF 문학의 거장 윌리엄 깁슨의 말이다. 어떤 이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상이지만, 여전히 AI는커녕 인터넷도 안 되는 지역도 많다. 자본의 움직임은 이 불균형한 미래의 틈새를 가장 먼저 파고 든다. 대중이 우주 산업에 열광하며 증시로 몰려드는 현상은, 결국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온 '도래한 미래'를 감각하고 환호하는 집단적 열망의 투영일 것이다. 스페이스X는 지구 전역을 촘촘한 위성망으로 묶는 '스타링크' 시스템과 재사용 로켓 사업을 넘어, 최근에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와의 기술적 결합을 통해 우주 공간에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지난 가을에 이어 6월 초 젠슨황이 한국을 또 방문했다. 작년가을 방문은 블랙웰의 한국판매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번 6월 방문은 베라루빈의 홍보와 양산을 위한 한국의 소부장 기업 방문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블랙웰을 넘어 베라루빈으로의 전진은 AI 산업의 경쟁단위가 칩에서 시스템으로 그리고 이제 생태계로 이동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년간 AI 글로벌 장비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블랙웰이었다. 블랙웰은 거대언어모델(LLM) 의 훈련과 추론을 가속화 하는데 특화된 GPU 플랫폼이다. 블랙웰은 개별칩을 넘어 CPU, 초고속 네트워크 스위치, 수랭식 랙 시스템까지 유기적으로 통합된 하나의 거대한 인프라다. 각국은 더 많은 GPU를 확보하고 더 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한국 역시 GPU 확보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관심을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제 엔비디아는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베라 루빈은 단순한 GPU 플랫폼이 아니다. GPU, CPU, 네트워크, 메모리,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거대한 AI 팩토리로 통합되는 개념이다.
축구공만 있으면 즐거웠다. 공간이 부족하면 족구를 했고, 축구공이 없으면 우유팩 차기라도 했다. 축구인생 반백년이니 추억이 없을쏘냐. 1994년 7월 북한 김일성 주석이 죽던 날, 갈비뼈 두 대가 부러지며 폐를 찔렀다. 허파에 바람이 들었다는 기흉(氣胸)이었다.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날, 이회택, 김재한 선수 등 69학번 축구선수 출신들로 구성된 '69회'팀과 경기를 하다 왼쪽 발목이 삐었다. 불굴의 의지로 영원할 줄 알았던 축구인생은 노화(老化)가 진행되면서 끝났다. 혼자서 드리블하거나 터닝을 하다가 제풀에 관절과 근육에 문제가 생겨 깁스나 목발 신세를 지는 날이 많아졌다. 필자는 여전히 자랑스러운 시인축구단 '글발' 창단멤버다. 축구인생이 육체적 부상의 역사였다면, 응원의 역사는 마음의 상처가 덧나는 역사였다. 월드컵은 기쁨보다 슬픔을 안겨주었다. 우리는 '큰 공'(축구, 농구, 배구 등) 대신 '작은 공'(골프, 배드민턴, 탁구 등)에 올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셀프 인종차별에 괴로워했다.